![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좌), 가수 김호중(우)[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3/news-p.v1.20250513.c462d29ef09d473ea13ff051274517b3_P1.jpg)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사 제작진에게 압력을 넣어 가수 김호중과 모 교수의 방송 출연을 막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재환 전 MBC PD는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오재나’에 올린 영상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PD는 “백종원 대표가 전화 한 통으로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자의 SBS 진출을 막은 이야기는 방송가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라며 백 대표가 출연을 막은 출연자는 김호중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진 시기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과 TV조선 ‘미스터트롯’이 방송된 2020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당시 백 대표는 SBS에서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 등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으나, ‘골목식당’은 동시간 대에 방영된 ‘미스터트롯’에 시청률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BS가 ‘미스터트롯’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은 김호중 섭외에 성공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로 했고, 백 대표는 이를 막았다는 것이 김 전 PD의 주장이다.
김 전 PD는 백 대표를 직접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그가 전한 백 대표의 답에 따르면, ‘골목식당’에 애착을 갖고 있었던 백 대표는 “나는 ‘미스터트롯’과 시청률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거기 나온 김호중을 SBS 예능에 출연시키는 것은 말도 안된다. SBS는 자존심도 없냐” 하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이에 SBS 예능국 CP(책임 프로듀서)에게 전화해 “미스터트롯 출연자를 예능국에서 캐스팅하면 나는 SBS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했지만 “솔직히 그건 진심은 아니었다”고 했다. SBS CP는 불 같이 화를 내는 백 대표에게 “애들이 잘 모르고 실수한 것 같다”며 사과했다고 한다.
김 전 PD는 “당시에는 모두가 잡고 싶은 김호중을 잡아왔다면 섭외 잘 했다고 PD에게 칭찬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백 대표 전화 한 통으로 김호중의 출연이 막혔다”며 “백 대표는 억울하다는데 갑질에 가까운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막걸리 12종 눈 감고 다 맞춘 백종원…의구심 보이자 A 교수 방송 출연 막아”
![백종원 대표는 2018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한 막걸리 업체를 컨설팅하면서 블라인드 테스트로 막걸리 12종을 맞춘 바 있다.[SBS 캡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3/news-p.v1.20250513.dbdb8a78c6e243a0acfcfa8c91e303eb_P1.jpg)
김 전 PD는 백 대표가 음식 전문가인 A 교수의 방송 출연도 막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2019~20년 방영된 JTBC 프로그램 ‘양식의 양식’이며, 백 대표도 해당 방송에 출연했다.
발단은 백 대표가 2018년 ‘골목식당’에서 한 막걸리 업체를 컨설팅하면서 블라인드 테스트로 막걸리 12종을 무슨 막걸리인지 모두 맞춘 것이었다. A 교수는 페이스북에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지만 한 목소리로 모든 걸 다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글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당시에도 크게 논란이 됐다.
김 전 PD는 “이 때부터 교수에게 고난이 닥쳤다. 백 대표 때문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일들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김 전 PD는 A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백 대표 때문에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은 게 사실인가” 물었고, A 교수는 “네”라 답했다고 한다. A 교수는 “백 대표 때문에 하차하게 되어 죄송하다고 제작진이 찾아와서 사과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네. 제작진이 먼저 전화로 상황을 대략 설명하고 사과했고, 직접 사과하러 오기도 했다”고 답했다. 당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미팅 일정 기록 등이 남아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백 대표는 자신과 무관한 다른 방송 프로그램까지 A 교수가 출연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김 전 PD는 주장했다. 2020년 방송된 JTBC 프로그램 ‘이기면 쏜다’다. 김 전 PD는 “방송인 김성주와 함께 A 교수가 출연하는 걸로 돼 있었지만, 촬영 직전에 또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김 전 PD는 A 교수에게 이메일로 “백 대표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도 아닌데, 백 대표가 JTBC로 전화해서 교수님을 출연 못하게 하라고 했다는 게 사실인가” 물었고, A 교수는 “네. 그렇게 전해 들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번에도 A 교수에게 직접 찾아와 사과했다고 한다.
A 교수의 출연이 막힌 ‘양식의 양식’과 ‘이기면 쏜다’는 모두 한경훈 PD가 메인 PD였다. 한 PD는 백 대표의 ‘방송 갑질’ 의혹이 제기된 이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혹을 부인하고 백 대표를 옹호하며 “(백 대표는) 명절이나 프로그램 종료 후, 운전기사님까지 챙겨 선물을 보내고,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를 세심하게 배려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백 대표는 이같은 의혹을 묻는 김 전 PD에게 “내가 어떻게 압력을 행사하나”, “내가 (출연자) 누구를 어떻게 자르나”라고 부인했다.
백 대표는 또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PD의 비판을 단순 공격으로 보지 않고 진심어린 조언이라 여기고 성찰의 기회로 삼았지만, 그 마음이 ‘유튜브 콘텐츠’라는 형식으로 가공돼 일방적으로 소비되는 모습을 보며 허탈감이 컸고 그 신뢰가 저버려진 방식에 깊이 실망했다”는 심경을 전했다. 백 대표는 “(김 전 PD와) 4시간 반 동안 진심을 담아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돌아온 건 더 심한 왜곡이었다”며 “김 전 PD가 누차 강조해 온 전국 가맹점주님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