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대 교황에 프레보스트 추기경
콘클라베 개최 이틀 만에 결정
교황 즉위명은 ‘사자’ 레오 14세
이민자·빈민 품어온 중도 성향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유지 이을듯
![네 차례의 콘클라베 끝에 새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한다. 그 이름이 주는 이미지처럼 강인함·용기·리더십을 상징한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그에 대해 외신들은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했다. 레오 14세는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WYD) 참석을 위해 내한할 것으로 보인다. [UPI]](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9/rcv.YNA.20250509.PUP20250509020801009_P1.jpg)
전 세계 14억명 가톨릭교도를 이끌 차기 교황으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 미국 출신의 첫 교황으로, 프란치스코에 이어 연달아 아메리카 대륙 출신의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개막한 지 이틀 만이자 투표 횟수로는 네 번째의 결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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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는 교황의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후 종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쳤다. ‘새 교황의 탄생’을 선언한 것이다.
즉위명으로 ‘레오 14세’를 선택한 차기 교황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첫 일성으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말했다.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獅子)’라는 뜻으로, 강인함·용기·리더십 등을 상징한다.
1955년생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이다.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페루에서 시민권까지 얻어가며 빈민가에서 20년간 사목활동을 했다.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낸 그는 프란치스코 재임 당시인 지난 2023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당시 프란치스코는 그에게 교황청 라틴아메리카 위원회 위원장과 주교 선발 등 인사를 총괄하는 주교부 장관을 맡겼다.
하지만 신학적으로는 프란치스코와 달리 중도 성향이어서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교황 선출 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일 때는 교황의 전통적인 복장인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착용하고 등장하기도 했다. 전임자인 프란치스코는 지난 2013년 선출 당시 너무 화려하다는 이유로 모제타 착용을 거절한 바 있다. 레오 14세의 이러한 행동은 신임 교황의 향후 행보가 어느 정도 ‘전통으로의 회귀’를 할 것이라는 암시가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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