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방·장식용품 등 소매판매액 10.3%↓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1분기에는 주방·장식용품 등 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사람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에서 소비 감소세가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오락·취미·경기용품, 화장품, 서적·문구, 가전제품, 가구 등에서도 소비가 확 줄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전반적으로는 ‘당장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품목부터 지출을 틀어막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의 모습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9/rcv.YNA.20250506.PYH2025050603890001300_P1.jpg)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타준내구재의 소매판매액(명목금액 기준)은 5조3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보다 10.3% 줄어든 것으로, 전체 항목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기타준내구재는 2022년 3분기 11.4% 늘어난 이후 분기별로 한자릿수 증감률을 나타냈는데, 두자릿수 감소폭을 보인 건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기타준내구재가 주로 ‘소소한 소비’에 해당하는 만큼 작은 지출도 틀어막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준내구재는 준내구재(1년 이상 사용 가능한 주로 저가 상품) 중 의복, 신발·가방, 오락·취미·경기용품을 제외한 항목들을 포함한다. 주방용품, 장식용품, 기념품, 침구류, 철물류, 우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동일한 준내구재 항목 중에서는 1분기 오락·취미·경기용품의 소매판매액(3조5213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다. 영화·음악 등 각종 문화콘텐츠를 기록한 CD·테이프, 운동용품, 경기용품, 게임용품, 완구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비내구재 중에선 화장품(8조2418억원), 서적·문구(2조2508억원) 소매판매액이 각각 5.9%,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내구재 중에서도 필수재에 가까운 음식료품(1.8%), 의약품(11.4%) 등을 제외하고는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상대적으로 장기간 사용 가능한 내구재 중에서는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이 1년 전보다 7.5% 줄어든 6조6904억원을 기록, 2020년 1분기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가구(2조9101억원) 소매판매액도 3.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내구재는 준내구재와 함께 당장 없어도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생기지 않는 만큼 선제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품목으로 꼽히며 불황기에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가전제품·가구의 소비 감소는 이런 분위기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당시 ‘집콕’ 문화와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급증했던 수요가 둔화한 데다 당시 팔렸던 제품들의 교체주기가 돌아오지 않은 영향 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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