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측이 ‘반(反) 이재명 연대’ 결성을 위해 ‘진보 정치의 대모’인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를 거론했다가 민주노동당(옛 정의당)의 반발에 부딪쳤다.
민주노동당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와 어떠한 소통도 없이 본인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함부로 이름을 언급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심 전 대표는 민주노동당 당원이고,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권영국”이라며 “심 전 대표는 노동운동으로 경력을 시작해 정계 은퇴에 이르기까지 김 후보와 달리 일관되게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이 ‘반 이재명 연대’를 위해 심 전 대표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이날 나오자 선을 그은 것이다.
김 후보와 심 전 대표는 과거 노동운동을 함께한 동지였다. 두 사람은 1985년 구로동맹파업과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결성 등에 힘을 합쳤다. 김 후보는 1986년 5·3 인천민주화운동으로 체포돼 고문을 받으면서도 심 전 대표의 위치를 말하지 않은 일화가 유명하며, 심 전 대표가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10년간 수배 생활을 할 당시 돌봐주기도 했다. 심 전 대표의 남편인 이승배 씨도 김 후보가 맺어준 인연이다.
김 후보는 1990년 민중당을 창당해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1994년에는 정치 노선을 완전히 바꿔 국민의힘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민주자유당에 전격 입당했다. 이 과정에서 심 전 대표와 사이가 틀어졌고, 노동계로부터 ‘변절자’란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는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극우 정당인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는 등 점점 더 오른쪽으로 향해 갔다.
반면 심 전 대표는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정계에 입문해 진보정당에서만 4선 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정계에서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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