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미술관서 ‘지역예술인 간담회’
예술인 레지던시·특화 전시 등 제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에서 지역 예술인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9/news-p.v1.20250508.b4d91282b4c546bbb85bb40858a35dcc_P1.jpg)
[헤럴드경제(양구·고성)=김현경 기자] 강원권 문화·관광 현장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역의 예술을 살리기 위해선 특색 있는 아이디어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8일 오후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양구군 지역예술인 간담회’를 열고 현장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흥원 양구군수, 손병진 양구문화원장, 박진흥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 정두섭 양구백자박물관장, 이정우 양구백토마을레지던시 입주작가, 박미량 올리브그린아트회장, 김형곤 양구미술인협회장, 박병일 미석예술인촌 입촌작가, 김형곤 미석예술인촌 입촌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구군의 예술 시설과 시스템을 확충하고, 예술인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중앙정부에서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에 유 장관은 “예술가들의 문제는 사실 모든 분야가 거의 똑같다. 그나마 미술은 좀 산업화해 있어서 나은 편”이라며 “양구는 박수근이라는 세계적 작가의 미술관이 있고, 백토도 원조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부분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일본 나오시마의 예술섬 프로젝트나 프랑스 파리의 시테데자르 레지던시 프로그램처럼 예술인들에게 빈 집을 제공하고, 그 집 자체를 갤러리로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양구군 내에서도 문화예술에 동화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백자마을이 있는데 양구군 내 식당에서 식기를 도자기로 쓰면 그게 다 문화가 된다. 도자기가 전시된 것을 보는 것과 음식이 담겨 있는 그릇이 갖는 의미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신호등, 쓰레기통, 공사 가림막 하나에도 작가들의 손길이 가 다르게 만들어지면 좋겠다. 그런 것들이 하나의 상징이 된다”며 “작가에게 일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가 지난해부터 한국의 미술 축제를 다 묶었는데 양구엔 그런 축제가 없다는 점을 짚으며 아트페어나 촉매가 될 전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다만 이는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뒤 해야 비용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유 장관은 “문체부 입장에선 전국을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지원에 한계가 있다. 군에서 인구소멸지역 자금 같은 다른 지원도 모색하고, 도와도 의논해야 한다”며 “미술을 활성화하려면 나름의 철학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작가들의 실험에서 끝나지 않고 예술 생태계가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군수는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슬로건을 갖고 국민을 모시고 예술인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예술 분야를 더 확장하고, 예술인들을 어떤 형태로 지원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 테마 노선을 걷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9/news-p.v1.20250508.b2779dbebdb14ff1ac07f8972f675283_P1.jpg)
앞서 유 장관은 이날 오전 고성군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을 방문해 351고지 전투 전적비에 헌화하고, 통일전망대에 올랐다. 평화의 길 테마 노선을 걸은 뒤 DMZ 박물관도 둘러봤다.
이어 오후엔 양구백자박물관을 관람하고, 백토마을을 찾아 예술인 레지던시와 백자를 굽는 가마 등에 대한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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