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캡처]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K-콘텐츠 대표 명가’로 불리는 CJ ENM이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선 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CJ ENM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NM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54%(300원) 내린 5만5500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날 하루 동안 CJ ENM 주가는 무려 7.92%(4800원)나 급락한 5만5800원에 장을 마치기도 했다.

CJ ENM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4.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32억원을 97% 하회한 기록이다.

신은정 연구원은 “TV광고, 티빙, 피프스시즌, 스튜디오드래곤 등 모든 콘텐츠 사업부문에서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TV광고 매출은 국내 광고 경기 침체 및 ‘별들에게 물어봐’ 흥행 부진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를 기록했고, 피프스시즌은 드라마 5개 에피소드를 공급하며 -173억원으로 적자가 소폭 확대됐다”고 짚었다.

[CJ ENM 제공]
[CJ ENM 제공]

앞서 배우 공효진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당분간 공효진’을 통해 자신이 주연으로 나섰고, 5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흥행에 참패한 tn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에 대해 “촬영을 할 때부터 시청자들의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고 호불호가 갈릴 줄 알았으나 도전한 작품”이란 취지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늦은 감이 있었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별들에게 물어봐’를 언급하며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이란 걸 알았다”고 했다. 이어 “사실 엄마가 (드라마를) 어려워했다. ‘이거 다음 주는 재미있어지니?’ 이랬다. 그때 어른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걸 알았다. 디폴트 값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낯설어서 (흥행이) 어려운 상황일거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 작품은 제작 준비 기간만 5년, 제작비는 500억원에 이르는 대작이었다. 하지만 반복된 베드신, 시대착오적 대사, 난해한 전개 등이 논란이 되면서 시청률 2% 대로 종영했다.

신은정 연구원은 “티빙은 ‘스터디그룹’ ‘환승연애’ 등 오리지널을 다수 방영하며 제작비 증가로 영업적자 257억원을 기록하고 음악은 엠넷 광고 부진 및 엠넷플러스 플랫폼 투자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진한 TV 광고 경기와 티빙의 가입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리고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면서 “티빙만 해결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부진한 콘텐츠 실적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우려가 반영된 점을 고려해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CJ ENM 본사 [사진 연합뉴스]
CJ ENM 본사 [사진 연합뉴스]

DB증권 외에도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CJ ENM 목표주가를 각각 7만2000원, 7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도 종전 대비 8.8% 낮춘 7만3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다만, 2분기엔 반등의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의 경우 미디어 부문에서는 프로야구 개막 효과에 따른 티빙 실적 개선, 콘텐츠 부문에서의 피프스시즌 납품 에피소드 수 확대, 음악 부문에서는 아티스트 활동 확대 및 플래그십 프로그램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CJ ENM은 한중 관계 완화로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음악 및 콘텐츠 측면에서의 전방위적 수혜가 기대되는 사업자”라며 “티빙의 경우 구독자 수 반등 및 광고 매출 성장, 피프스시즌의 경우 납품 에피소드 점증을 통해 실적 개선세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티빙은 WAU(주간 활성 이용자)는 계정 공유 제한이 시작된 4월 첫 주10% 급감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 4월 말에는 337만명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계정 공유 제한에 따른 단기적 이용자 수 감소보다 중장기적 구독자 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