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90분 연설 끝나자 몸 흔들며 춤사위

‘트럼프 대표곡’ YMCA, 코로나 때부터 인기

‘YMCA→MAGA’로 바꿔 부른 게 시초

원곡가수도 처음엔 거부했지만 이후 환영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연설을 마친 뒤 춤을 추고 있다. [로이터]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연설을 마친 뒤 춤을 추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를 마치며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를 마치며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이해 미시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어김없이 몸을 흔들었다. 90분가량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도 자신의 업적을 빼놓지 않고 자화자찬한 뒤, 돌연 양팔을 이리저리 흔들고, 골반을 튕기며 노래 ‘YMCA’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선부터 현재까지, 그가 춤을 출 때마다 배경음으로 깔린 ‘YMCA송’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집권 2기 취임 이후 지금까지 활동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 가장 성공적인 첫 100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 마치자 ‘YMCA’가 장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행사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노래에 더욱 더 열광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고, 이내 트럼프 대통령이 춤을 추며 지지자들의 호응에 화답했다.

MAGA 상징곡된 YMCA…트럼프 관심 끌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수록곡 ‘YMCA’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취임 100일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수록곡 ‘YMCA’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취임 100일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무대를 빠져나오던 중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수록곡 ‘YMCA’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취임 100일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무대를 빠져나오던 중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수록곡 ‘YMCA’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이처럼 트럼프의 대표곡이 돼버린 YMCA와의 인연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창궐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대적인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었다. 정부가 야외 활동에 제한을 두자 이에 반발하는 집회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집회에 참가한 시위자들이 ‘YMCA’를 ‘MAGA(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불러 바꾸면서 트럼프의 귀에도 들어가게 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020년 선거 유세 말미에 해당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 당시에도 유세 현장에서 YMCA를 줄곧 틀었다. 지난해 10월 14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진행한 행사에서도 트럼프의 플레이리스트 9곡이 흘러나왔는데, 그중 YMCA송도 빠지지 않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노래에 맞춰 팔을 양옆으로 흔들며 춤사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사회자이자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인 크리스티 노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의 그레이터 필라델피아 엑스포 센터 및 박람회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지난해 10월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사회자이자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인 크리스티 노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의 그레이터 필라델피아 엑스포 센터 및 박람회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메이누스 대학교 인류학과 부교수인 제이미 사리스 박사는 “트럼프의 마가와 YMCA의 관계는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것만으로 끝나는건 아니다”면서 “미국이 위대했던 시절로 기억되는 특정 순간들을 다시 경험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곡가수도 처음엔 거부했지만…“노래 틀수록 좋은 일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곡이 돼버린 YMCA는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앨범 ’크루징‘(Cruisin)’ 수록곡이다. 이 노래는 세계적인 비영리단체인 ‘기독교청년회(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 YMCA)’가 미국 여러 도시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센터에 관한 내용을 노랫말에 담고 있다.

하지만 빌리지피플이 트럼프가 YMCA를 대표곡처럼 사용하는 것을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취임 전야 행사에서 선거운동 노래 중 하나인 ‘YMCA’ 원작자인 디스코그룹 ‘빌리지 피플’의 축하 공연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AP]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취임 전야 행사에서 선거운동 노래 중 하나인 ‘YMCA’ 원작자인 디스코그룹 ‘빌리지 피플’의 축하 공연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AP]

빌리지피플은 지난 2020년 2월 트럼프 당선인이 YMCA를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다가 같은 해 6월에는 그룹의 리드 보컬이자 YMCA의 공동 작곡가인 빅터 윌리스가 이 노래를 틀지 말라고 트럼프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 측은 이 노래를 사용할 수 있는 정치단체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이유로 노래를 계속 사용했다.

YMCA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양손의 주먹을 쥐고 리듬에 맞춰 양팔을 교차하며 앞뒤로 폈다 굽혔다 하며 흔드는 트럼프를 담은 숏폼 등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젊은 세대까지 ‘YMCA’를 찾아 듣는 현상이 벌어졌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장내에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수록곡 ‘YMCA’이 울려퍼지자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취임 100일을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장내에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수록곡 ‘YMCA’이 울려퍼지자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YMCA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46년 만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해당 곡의 주인인 미국 그룹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도 1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취임 전야 행사에 초청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윌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YMCA를 처음 사용했을 당시까지만 해도 성가신 일로 생각했다”면서도 “이제 그가 YMCA를 트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이 노래를 계속 사용하면서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