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출마설 집중포격…“제2내란 획책”

이재명은 네거티브 자제…정책 공약 전념

“내란세력 vs 종결세력” 선거구도 만들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국민의힘보다 먼저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유일 국무총리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구(舊) 여권 중심 빅텐트 구성의 조짐이 보이자 이들의 ‘중도 확장’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는 네거티브를 자제하면서 정책 공약 발표와 선대위 통합 인선 등을 통해 준비된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집중 공격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덕수 출마용 졸속관세협상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최고위원은 “한 권한대행은 자신의 방탄용 대선 출마를 하려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자신의 측근들이 속속 사퇴를 하고 있고, 사실상 밖에서 (선거) 사무실 등을 준비해왔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것이고, 한 권한대행이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선관위가 조속하게 수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7일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 준비를 규탄하는 1인 시위 및 기자회견을 거듭해왔다.

이처럼 민주당 인사들은 대선 출마설이 거론되는 한 권한대행을 집중 포격하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단은 이 후보가 순회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결정된 지난 27일부터 전날(29일)까지 사흘간 한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논평 9건을 내놨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과 관련된 모두발언을 했다. 박 대행은 회의에서 “국민 70%가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데도 한 달 남은 대선과 국정을 관리해야 할 총책임자가 기어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제2의 내란을 획책하는 윤석열의 하수인이라는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로 파면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유일 국무총리인 한 권한대행을 ‘내란 프레임’에 고립시켜 구 여권의 중도 확장성을 떨어트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이 대선판에 나오면 선거 구도가 단순해진다”라며 “내란 세력과 내란을 종결한 세력 간의 대결이 명확해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경선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민주당에게는 유리한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도 “선대위 중심으로 가는 체제에서도 내란대행을 집요하게 비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