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상가, PJ호텔 공중보행로 ‘보행도로’ 제외 절차 마무리

지난 2022년 4월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5구역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오세훈 시장 [서울시 제공]
지난 2022년 4월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5구역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오세훈 시장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내년 5월부터 서울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작업에 들어가기로 내부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보행도로 폐지 결정을 완료했다.

20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내부 계획에 따라 2026년 5월부터 삼풍상가 구간~PJ호텔구간(287m)공중보행로를 철거한다. 용혜인 의원실이 서울시에서 받은 ‘세운상가 철거 관련 세부계획서’를 보면, PJ호텔과 상품상가 구간의 공중보행로 철거에는 총 23억원의 철거비용이 투입된다.

시는 삼풍상가와 PJ호텔 사이 보행로를 우선 철거한 뒤 세운·청계·대림상가 등 나머지 공중보행로 구간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삼풍상가와 PJ호텔 구간은 세운상가 공원화 계획의 중심에 있어, 사업 효과를 위해 먼저 철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2월 세운상가 삼풍상가와 PJ호텔 구간의 공중보행로를 보행도로에서 제외시키는 절차를 마쳤다. 시 관계자는 “보행도로에서 제외돼도 철거 때까지 도로시설로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보행로는 세운·청계·대림·삼풍상가·PJ호텔 등을 잇는 길이 1㎞의 다리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세운상가 일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돼 2022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사업비는 1109억원으로 시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공중보행로는 완전 개통된 2022년, 철거가 이미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2022년 4월 세운상가를 방문해 상가를 철거하고 고밀도 개발을 한 뒤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오 시장은 보행로에 대해 “공중보행로가 이제 겨우 완성돼 활용이 임박했지만, 철거돼야 할 운명”이라며 “계획을 실현하려면 공중보행로가 대못이 될 수밖에 없고, 대못은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철거 배경으로 제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시가 공중보행로를 만들당시 예상했던 보행 인원은 하루 평균 1만명이었다. 하지만 2023년 10월 기준 일평균 보행량은 예상치의 20% 수준인 2122명에 불과했다.

당초 공중보행로는 올해 상반기 철거 예정이었지만, 예산 낭비 등의 지적이 일면서 철거 시점이 연기됐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설명자료를 통해 “공중보행로 철거와 관련해 그간 제기된 시민, 주민, 의회, 전문가 등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거 시기를 조정한다”며 “삼풍상가 공원화 사업 시기와 연계해 (공중보행로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초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도심공원 조성사업’에 편입되는 토지 등에 대한 보상계획을 확정하는 등 공원화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감정평가 절차가 진행중이다. 보상 대상 토지는 삼풍상가가 있는 중구 을지로4가 310-68번지 일대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