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조 추가 투자…로켓 서비스 강화

패션·뷰티·가전제품 직매입 브랜드 확장

서울 시내 쿠팡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준비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시내 쿠팡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준비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 로켓배송 물품을 확대하고, 직매입 패션 뷰티 브랜드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홈플러스 사태’ 등 오프라인 채널의 위기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이커머스 1위의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 상품 및 전략기획 담당자를 대규모로 충원 중이다. 신규 브랜드의 입점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쿠팡은 이와 함께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위해 로켓배송 팀별 조직도 세분화하고 있다.

로켓배송은 꾸준하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카테고리 외에도 패션·뷰티와 가전제품 직매입 브랜드를 아우른다. ‘가성비’ 이미지를 벗기 위한 시도다. 지난해 10월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R.LUX)’를 선보이며 명품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쿠팡의 이미지 전환 시도는 영업이익률과 직결된다.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첫 흑자를 기록한 2023년부터 줄곧 1%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연매출 4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을 고려하면 저조하다. 쿠팡이 객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이익률이 높은 패션·뷰티를 ‘로켓’에 태우는 이유다. 로켓배송 확대를 위해 내년까지 3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진행형이다.

업계는 쿠팡의 자체 물류 시스템이 점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쿠팡은 영업 적자를 지속하면서도 전국 30개 지역에 물류센터 100개 이상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택배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오른 3조8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51억원이었다. 설립 6년 만에 CJ대한통운을 추월했다.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CFS 매출은 4조37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쿠팡은 아직 3자물류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

국내 대형마트 3사가 온라인 전환에 뒤늦게 뛰어든 사이 자체 대규모 유통망을 조성해 채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난달 홈플러스 기업회생 이후 경쟁사의 매출 상승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프라인 채널이 위기구나’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수요가 온라인 채널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쿠팡의 로켓배송 강화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압박을 방어하려는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네이버가 선보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잠재적인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쇼핑 부문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신규 설치는 284만1603건에 달했다. 2023년 9월 국내 진출 이후 신규 설치 1위를 지켜왔던 중국 이커머스 앱 테무가 2위(116만824건)로 뒤처졌다. 이용자는 쿠팡이 앞선다.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쿠팡이 3292만3031만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268만2251명이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주 7일 비송이나 당일 배송 등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다이소까지 퀵커머스 업계에 진출하는 가운데 쿠팡까지 로켓배송을 확장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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