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7월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 당직 의사가 술에 취한 환자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폭행을 당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대한의사협회 제공]
지난 2018년 7월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 당직 의사가 술에 취한 환자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폭행을 당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대한의사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의사를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환자 보호자가 10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지난해 12월 특수폭행죄와 모욕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A씨는 전북 익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골절 환자의 보호자다.

A씨는 지난 2023년 5월 환자의 병실을 방문한 B전공의에게 다짜고짜 “당신이 수술한 의사냐”고 물은 뒤 종이로 싼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이후 B전공의의 멱살을 잡아 벽에 밀친 뒤, 칼을 바닥에 던지고 목을 조르며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A씨의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A씨는 의료진이 보호자 동의를 받지 않고 전신마취를 했다며 다수 의료진이 듣고 있는 가운데 C간호사를 향해 “개XX”라며 욕설을 뱉었다. 1시간 후에는 의사인 D씨를 향해 “개 같은 X”이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전공의를 벽으로 몰아간 사실은 인정했지만, 칼을 들고 폭행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와 증인들의 일관된 진술, 피해 부위 사진 등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일관되게 A씨가 칼을 든 채 멱살을 잡고 벽으로 밀친 뒤, 목을 조르고 뺨을 때렸다고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이 높다”며 “피해 부위 사진에서도 강한 압박 흔적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또한 “사건 발생 일주일 전, A씨가 칼을 소지한 채 주치의를 찾아왔고, 병동 내 간호사들이 이를 인지해 주치의에게 전달한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위협하고 폭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C간호사와 의사 D씨를 향한 모욕적 발언도 증거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A씨가 외상집중치료실 앞 통로에서 C간호사와 의사 D씨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D씨의 증언에 따르면, A씨가 C간호사에게 직접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흉기를 소지한 채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를 폭행하고, 의료진에게 지속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피해 회복 노력도 하지 않았다. 범행의 동기, 수단과 방법, 범행 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