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장 적시…사측 반대에도 관철
이정근에는 “지역위원장과 겸직 가능하다”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사비서관에게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갈 만한 자리’를 알아보라고 지시하고 사측의 반대에도 이를 관철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검찰의 공소장에는 노 전 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권모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비서관, 전모 전 국토부 운영지원과장 4명의 업무방해 혐의를 등이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노 전 실장은 2020년 4월께 이 전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중국·일본 총영사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 등으로 보내달라는 인사 청탁을 받은 뒤 다음 달 권 전 비서관에게 ‘이정근이 갈만한 자리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권 전 비서관은 ‘정무직 인사가 갈만한 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노 전 실장의 지시를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 행정관은 국토부 운영지원과 소속 인사담당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국토부 운영지원과 인사담당자들은 국토부 퇴직 예정 공무원들의 재취업 자리로 관리해 오던 한국복합물류의 상근고문 직위를 발굴했다.
‘청와대에서 정무직 인사를 보낼 자리를 찾아달라고 요구했다’는 국토부 운영지원과 인사담당자들의 보고를 받은 김 전 장관은 이를 승인했다. 권 전 비서관도 노 전 실장으로부터 이 전 사무부총장을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취업시키겠다는 계획을 승인받고 국토부를 통해 한국복합물류 인사 담당자에게 ‘후임 상근고문으로 이정근을 고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사측은 물류 분야 업무 경험이 전무한 데다 당시 민주당 지역위원장 공고에 공모한 상태였던 이 전 사무부총장이 겸직을 요구하자 고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회사 측의 겸직 반대 입장이 2020년 6월 23∼25일 이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노 전 실장과 권 전 비서관에게까지 전달됐다고 파악했다. 또 노 전 실장은 2020년 7월 3일 이 전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지역위원장과 같은 정치적 직책을 가진 상태로 상근고문으로 재직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공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실장이 이 전 사무부총장이 민주당 서울 서초갑 지역위원장으로 지명된 사실을 알았음에도 ‘지역위원장과 상근고문의 겸직이 가능하다’며 취업 청탁을 관철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결국 한국복합물류는 이 전 사무부총장을 상근고문으로 고용해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연간 1억3560만원 상당의 보수와 임차료 합계 1억4010만원 상당의 업무용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사무부총장에 앞서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이었던 정치권 인사 김모 씨 고용 과정에도 김 전 장관이 전 전 운영지원과장과 공모해 유사한 방식으로 위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2018년 5월 전 전 운영지원과장에게 ‘김씨를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고용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전 전 운영지원과장은 국토부 유관 부서를 통해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 ‘후임 상근고문으로 김씨를 고용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전달했다고 파악했다.
회사 측은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표했으나 국토부 물류시설정보과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되자 결국 김씨를 상근고문으로 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 이전의 상근고문은 2018년 5월 갑작스럽게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고 김 전 장관과 전 전 운영지원과장에게 항의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으나 전 전 운영지원과장은 오히려 국토부 물류정책관을 통해 회사 대표에게 김씨를 고용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준태 의원은 “대통령비서실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외압을 행사한 전형적 갑질이자, 공정을 외쳤던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라며 “부당한 방법으로 민간기업 업무를 방해한 피고인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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