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평균 4조원 순이익
10대기업 6곳은 연간 순이익 감소
소비위축에 채무상환비용만 늘어
잉여현금 부족…위기상황에 취약
제조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대기업의 이익경쟁력이 금융회사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는 대기업이 금융사를 크게 앞지르고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과 R&D(연구·개발)와 기술장비 도입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 내수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높아진 금리에 따른 채무상환비용 확대 등이 마진율을 떨어뜨려 최종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비해 여전히 은행의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금융지주들은 대출자산이 늘수록 이익규모도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수록 개인 고객으로부터 받는 이자가 커지고,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여신 증가를 통해서도 점점 더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제조기업들은 늘어난 이익으로 잉여현금을 적정히 보유하고 있어야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있다. 하지만 최근처럼 이익규모가 줄어들 경우 비상 상황을 극복할 여력이 부족, 국내 경제·산업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재계 10대 그룹(농협 제외)의 대표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롯데쇼핑·포스코홀딩스·한화솔루션·HD현대중공업·GS·이마트)의 2024년 실적 잠정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를 제외한 7곳의 작년 순이익은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순이익(동기간)인 4조1051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총 16조4205억원이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년(14조9279억원)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고금리였던 2022년 거둔 최대 실적(15조5309억원)도 갈아치웠다. 이는 경기 불황 속에도 대출자산이 늘며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10대 기업 중 한화솔루션·이마트·포스코홀딩스·롯데쇼핑·LG전자·GS 등 6곳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한화솔루션은 순손실이 확대됐고, 롯데쇼핑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국내 산업계는 내수 침체는 물론 글로벌 불황 지속, 고환율,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침체가 깊어졌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 상황에 롯데쇼핑의 순이익은 2023년 1692억원에서 지난해 9843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경기 둔화로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말 대법원이 내린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일회성 비용이 급증한 바 있다.
이마트도 2023년 순손실 1875억원에서 지난해 5734억원으로 손실 폭이 크게 늘었다. 통상임금 판결에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도 연간 순손실이 2023년에서 882억원에서 지난해 1조2896억원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이 회사는 주력사업인 케미칼·신재생에너지부문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업황이 나아진 회사는 순이익이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9조1376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19조7969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평가받은 2018년 대비 영업이익도 20조8437억원에서 23조4673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조선업이 호황을 맞은 HD한국조선해양의 순이익도 2023년 1449억원에서 지난해 1조4546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량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물량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두드러졌다. 특히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작년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08% 늘어난한 1조4341억원이었다.
한편 10대 기업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9곳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한화솔루션·이마트·롯데쇼핑 등 3곳의 경우 흑자전환이 예상됐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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