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가담하거나 이를 옹호하는 청년들을 가리켜 ‘외로운 늑대’로 규정하며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박구용 전남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직에서 12일 사퇴했다. 이재명 대표는 박 전 원장의 사퇴 의사를 수용하며 그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의 발언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일으킨 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10대까지 포함한 청년 남성 주축으로 일어나고,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20~30대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8일 한 친민주당 유튜브에 출연해 진행자가 서부지법 사태 당시 방화를 시도했던 10대 남성을 언급하자 “어떻게 저들을 민주당에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잘못됐다, 어떻게 소수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극우 성향 청년들을 가리켜 “군주형(모나키)으로 성장” “민주주의 훈련이 안 되고 지체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머리는 누구보다 많이 굴리지만 사유는 없고 계산만 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2030세대를 바라보는 비뚤어진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민주당은 자기들 말을 잘 듣는 청년은 건강한 자아이고,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청년은 고립시킬 대상이라고 편가르기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청년을 언급한 ‘옥중 메시지’를 거듭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10일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한 여당 의원들을 통해 “국민 특히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3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접견한 자리에서는 “당이 자유 수호·주권 회복 의식과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해주면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2030 청년을 비롯해 국민에게 희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당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탄핵 반대에 나선 청년들을 독려한 것이다. 심지어 내란죄 혐의의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구속된 이들에게 영치금을 넣어줬다고 한다. 여당에선 서부지법 사태 가담자들을 일러 ‘성전에 참전하는 아스팔트의 십자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2030세대의 정치 의식과 성향은 분명 우리사회의 중요한 의제이고 여야나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정책 대상이자 권력의 주체로 포용해야 할 존재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청년들을 섣불리 일반화하거나 함부로 선동, 갈라치기해선 안된다.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은 청년의 일부를 대표하는 세력이 아니라 일탈한 범죄 용의자들일 뿐이다. 청년에는 기성세대보다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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