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乙巳年)을 맞이하면서 대다수의 국민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새해에 실현 또는 달성하고자 다짐한다. 그중 하나가 건강관리이며, 다수는 지속적인 운동을 위해 집 또는 직장 근처에 있는 헬스장을 이용한다. 이러한 헬스장 이용계약은 비교적 장기계약이며, 그 대금이 고액이다. 따라서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경우, 다른 분야의 피해보다 고액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헬스장이 폐업한 경우에 소비자는 잔여기간에 대한 이용료의 환불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런 피해는 꾸준하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건수(2021년 2406건→2023년 3165건)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헬스장 폐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며, 그 한계는 무엇일까.
먼저 소비자 피해 구제방안으로는 할부거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비자의 항변권을 제시할 수 있다. 즉 소비자가 헬스장 이용계약에 따른 대금을 신용카드로 할부결제(2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3회 이상 분납하기로 한 경우)한 후 그 할부금을 완납하기 전에 헬스장이 폐업한 경우, 소비자는 사업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용카드사의 할부금 청구에 대해 거절할 수 있다. 방문판매 또는 통신판매 방식으로 헬스장 이용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소비자는 방문판매법 또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헬스장 폐업을 인지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이 경우, 헬스장 사업자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다른 채무가 있다면 신용카드사는 소비자의 상계요청에 따라 사업자에 대한 채무와 상계처리되기 때문에 폐업에 따른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게 된다.
다음으로 소비자가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없는 현행법의 한계다. 소비자가 헬스장 이용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거나 할부금을 완납한 후에 헬스장이 폐업한 경우, 소비자는 할부거래법상 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또 방문판매 또는 통신판매 방식으로 헬스장 이용계약을 체결한 후 폐업한 경우에 소비자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청약을 철회할 수 있지만, 해당 사업자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다른 채무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신용카드사의 대금청구에 따라 소비자는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체육시설법에서는 체육시설업자에게 손해보험 가입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체력단련장업에 해당하는 헬스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현행법상 헬스장 폐업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은 충분하지 않으며, 사실상 소비자는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헬스장 폐업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방안으로는 체육시설법상 손해보험에 가입해야 할 체육시설업에 체력단력장업을 추가해 일정 기간 및 일정 금액 이상의 헬스장 이용계약에 대해 손해보험 가입 등을 의무화하는 것 또는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업자에 대해 이러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사업자에게 헬스장 이용계약 중 일부에 대해 손해보험 등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다면 헬스장 폐업 시 소비자는 미사용 기간에 대한 이용료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보험회사 등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체육시설법 또는 방문판매법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고형석 한국소비자법학회 회장·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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