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디베이트 4대4 토론

李 “당내도 첨예…모르겠다”

실용주의 강조…결단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 근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적용 찬반 토론회를 열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법개정안에 이은 세 번째 ‘정책 디베이트’로 이번에도 이재명 대표가 직접 토론을 주재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대표가 기존에 내세운 정책 방향을 수정하며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반도체특별법 역시 사실상 이 대표 결단만 남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민주당 정책 토론회에서 “당에서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양측 입장에)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데 큰 차이도 같기도 해서 저도 잘 모르겠다”면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회복과 민생의 개선 위한 성장이고, 대한민국 경제에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산업이 중심 먹거리 중 하나로 성장의 주춧돌 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해관계 당사자도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이 이 법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도 중요하다”는 당부도 했다.

이날 토론회가 더욱 주목받는 건 이 대표의 “모르겠다”는 발언이 의미하듯, 토론회가 민주당의 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주재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연 뒤, 정부·여당이 주장해 온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하고 기존 당론을 뒤집은 전례가 있다. 이번 정책 토론회 이후 민주당의 기존 당론을 철회하고 이 대표 ‘결단’에 따라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민주당의 한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토론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최근 입장에서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 아니겠나”라며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토론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입장에 갇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에게 설득력을 갖는 합의점이 도출된다면 좀 더 빨리 결론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론회 한 번으로 결론이 나올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야당 소속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자위) 핵심 관계자도 “대표가 토론을 하자는 것 자체가 열려있는 마음 아니겠나. (토론이) 얼마나 내실 있고 설득력 있게 진행되느냐 따라 판이 확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산자위 야당 입장은 근로기준법에 특별·유연근로제가 이미 있으니 그것으로 하든지 정말 특별한 뭔가가 더 필요하면 별도의 트랙으로 신설해야지 반도체 특별법에서 다룰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화이트 이그젬션’은 반도체 연구개발(R&D) 노동자 중 근로소득 수준과 업무수행 방법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당사자 간에 서면합의를 전제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 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여당은 해당 내용을 반도체특별법에 넣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에 넣는 것에 대해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최근 자신과 당이 그동안 내세운 정책 방향을 수정해 상대적 ‘우클릭’ 행보를 펼치고 유연해진 행보를 보이는 터라, 반도체특별법 관련 논의도 이날 토론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반도체특별법 관련 질문에 ‘실용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관련) 기본적인 입장은 실용적으로 판단하자는 것”이라면서 “토론을 해보면 일정한 합의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론회 결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도입 요구 측 4인(김태정 삼성글로벌리서치 상무,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 김재범 SK하이닉스 R&D 담당,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과 도입 반대 측 4인(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 정광현 SK하이닉스 이천노조 부위원장 , 김영문 화섬식품노조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 수석부지회장, 권오성 연세대학교 법학교수)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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