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23일로 새누리당의 8ㆍ9 전당대회가 17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는 물론, 12월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지는 지도체제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 내 공천 녹취록파문 등 일련의 내홍과 청와대 우병우 민정 수석의 각종 의혹으로인해 전당대회 자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여당으로선 내년 정권 재창출을 향한 첫 발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각별하다.
일단 최경환ㆍ윤상현 의원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과 서청원 의원의 불출마로 일단 친박계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박계에서는 정병국ㆍ김용태ㆍ주호영 의원 등이 당 혁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박계에선 이주영ㆍ이정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했고, ‘탈박’으로 꼽히는 한선교 의원도 가세했다. 홍문종 의원은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레이스가 친박과 비박계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어느 세력이 우위를 점할 것인가가 첫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당권레이스에는 여권 내 잠룡들의 이해도 걸려 있다. 당 내외곽에서 이들의 지원과 행보도 비상한 주목거리다.
▶친박 대표선수는?
친박계는 일단 크게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당권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총선 참패 책임론과 공천 녹취록 파문 속에서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ㆍ서청원 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확실한 친박계로는 이정현 의원이 첫 손에 꼽히지만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당시 세월호 보도 개입 의혹이 여전히 부담이다. 대중적 인지도도 높지만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당내 평가도 나온다. 범친박계로 꼽혔던 이주영 의원의 경우는 당대표 출마 선언 과정에서 총선 참패 책임론을 내비췄던 것이 친박계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친ㆍ비박계에서 두루 호감을 얻고 있지만, 동시에 어느 한 계파로부터도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일각에선 홍문종 대안론도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친박계가 과연 ‘대표선수’를 찍어놓고 지지를 할 것인지가 당권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의원은 후보 등록 마감(29일)을 앞둔 오는 27일 친박계 의원 50여명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가 교통정리를 할 것인지가 주목거리다.
▶비박계, 막판 단일화? 비박계에선 정병국ㆍ김용태ㆍ주호영 의원 등의 단일화 여부가 문제다. 애초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은 단일화에 긍정적인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청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현재까지는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김용태 의원도 거듭 완주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비박계의 단일화 여부도 친박계의 향후 ‘교통정리’에 따라 갈릴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가 대표선수를 정하고 단일한 지지대오를 형성하면 비박계에서도 막판 단일화 카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친박의 표심은? 친박이든 비박이든 당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 후보가 당선된다. 원내에서는 친박이 다수, 비박이 소수파다. 1대1로 계파전면전이 벌어질 경우는 친박이 유리하다. 하지만 녹취록 파문으로 친박계의 총선 참패 책임론이 가뜩이나 불거진 상황에서 친박 핵심이나 강성 친박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친박계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계파색이 옅은 범친박계의 ‘표심’이 당권레이스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공천 파동과 진박 마케팅 등으로 무력하게 패했던 수도권의 원외 지역구 당원들의 표심도 관건이다.
▶잠룡들의 ‘물밑 행보’ 여권의 잠재적 대권후보, 이른바 ‘잠룡’들의 행보, 내외곽 지원도 누구를 향하느냐도 당권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원내 인사 중에서는 차기대권 주자로 첫 손에 꼽히는 김무성 전대표의 경우는 22일 “당을 크게 변화시킬 사람” “1등할 사람” “비주류 (후보)” 등 3가지 조건의 당권 주자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권경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나경원 의원 등의 물밑ㆍ후방 지원도 당권레이스를 좌우할만한 요인이다. 정병국 의원의 경우 초선 시절부터 남ㆍ원 두 지사와 당내 소장파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오세훈 전 시장과도 가깝다.
비박계 일색인 현재 여권 내 잠룡들이 특정 후보를 직ㆍ간적적으로 지지한다면 당권에 한층 가깝게 다가서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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