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A(49) 씨는 지난 6월 서울 중구의 한 회사 빈 사무실에 몰래들어가 B(44)씨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카드와 명함을 훔쳤다. 이후 A 씨는 CMA계좌가 개설된 메리츠증권에 전화해 예금입출금내역을 문자로 통보해주는 서비스 가입을 해지했다. 피해자가 인출사실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메리츠증권은 주민번호 확인 등 별다른 신분확인 없이 전화를 통해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확인만을 한 후 곧바로 문자서비스를 해지해줬다. 서비스 해지 통보 문자도 따로 없었다. 이에 A 씨는 마음놓고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29회에 걸쳐 B 씨의 계좌에 있던 2750만원을 인출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A 씨를 특가법 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절도전과 4범의 상습절도범으로 교도소 복역 중 현금인출사실이 피해자에게 문자로 통보되면 부정계좌로 등록된다는 사실을 듣고 현금을 빼내기 전 먼저 문자서비스를 해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 비밀번호는 B 씨의 명함에 적힌 이메일 주소에 사용된 4자리 숫자를 통해 맞췄다고 A 씨는 진술했다.
피해자 B 씨는 2주동안 자신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계좌이체를 위해 인터넷 뱅킹에 접속 한 후에야 피해사실을 알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증권사의 본인확인 부실에 대해 금융감독원 민원조사실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본인확인 절차는 강제규정이 아닌 금융기관 내규에 의해 적용된다”며 “주민등록번호나 생일, 메일주소 등 타인에게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정보로 금융거래 비밀번호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사건발생 후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서비스 해지시 자동문자전송을 하도록 내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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