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전당대회 방식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이 길어지면서 내달 17일로 예정된 ‘야권 통합호(號)’ 출범이 지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까지 통합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등 각종 회의를 잇따라 개최했으나 내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민주당뿐 아니라 야권의 모든 당권주자들이 출마하는 ‘원샷 통합전대’ 개최를 주장하는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 중심의 단독전대파는 민주당 전대를 먼저 열어 지도부를 선출한 후에 통합을 추진하자는 입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긴급 의총에서도 각 진영의 주장이 반복됐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독자전대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시면 무엇이라고 할 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통합전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나는 부산에서 당원 한 명 한 명 모으는 것을 계속했는데 손 대표는 무엇을 했느냐”고 말했다가 일부 의원들로부터 “그만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당 대표 후보로 언급되는 한 중진 의원은 “그나마 양측(손 대표와 박 전 대표)이 ‘갈등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혀를 찼다.

이같은 갈등 속에 25일 통합 추진 세력이 한데 모이는 ‘통합 연석회의’ 2차 모임은 열리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통합 경선룰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통합 세력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민감한 쟁점인 경선룰 논의에는 아직 첫걸음도 내딛지 못한 셈이다.

다만 민주당은 25일 의총에서 양측간 정치적 타협점으로 새로운 중재안을 적극 검토, 조만간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중재안은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 12월에 통합을 하고, 지도부 선출은 1월로 미루자’는 내용이다.

이용섭 대변인은 “내달 17일 통합 전대 개최의 원칙은 지키면서 절차와 법적 문제 등을 지적하는 당내 반발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전대를 주장했던 지도부와 상당수 의원들이 중재안을 수용하는 모습이나 단독전대파는 여전히 호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손 대표는 26∼27일 주말 동안 전대에 출마할 당권 주자들과 당 상임고문 등을 직접 만나 공감대를 넓히는데 공을 들였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의견을 더 취합하고 합의점을 찾아서 중앙위원회에 다시 (통합 전대 안건을) 올리겠다는 것이 손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초 중앙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통합 전대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단독전대파가 오는 28일 전대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양측간 세대결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통합 일정이 촉박하지만 당이 일치단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하루 빨리 절충점을 찾아 민주당이 야권 통합의 중심축으로서 제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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