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금융권엔 본격적인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연내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금융공기업, 금융유관기관장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엔 정권교체시점과도 맞물려 있어 낙하산 논란 등 후임 인선과정에 적지 않은 잡음도 예상된다.
국내 금융지주사 맏형인 신한금융을 이끄는 한동우(만 68세)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한 회장은 만 70세까지 재임한다는 내부 ‘나이 제한’에 따라 재연임이 불가능하다.
통상 임기만료 3~5개월 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작업에 나서는 만큼 오는 11월께 본격적인 회추위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각 계열사 사장단 7명 모두 공식적인 차기 회장 후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은행을 맡고 있는 서열 2위의 조용병 행장과 서열 3위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0년 경영권 내분사태가 발생한 전례가 있던 만큼 신한금융은 후계구도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오는 8월 26일 임기가 끝나는 위성호 사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차기 후보군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민영화 성공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난다.
본래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3년이었지만 조기 민영화 달성을 위해 이광구 행장 선임 당시엔 임기를 2년으로 줄었다.
자연스레 그의 연임 여부는 매각 성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유럽ㆍ미국ㆍ일본 등 해외에서 기업설명회를 열며 주가상승과 외국인투자자 비중 확대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7~8월께 매각 공고 의사를 내비친만큼 연내 매각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다만, 당국 내 이견과 브렉시트 발 금융충격은 매각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정부 입김 안에 있다는 점에서 정권 말 보은인사에 휘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탁월한 실적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대내외의 인정을 받고 있지만, 대표적인 금융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올해 말까지인 임기의 다음은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새 행장이 선임되더라도 전임 조준희 행장 이후 권 행장까지 2번 연속 내부에서 행장이 배출된 만큼 차기 행장도 내부에서 나올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하반기 김성미 부행장, 김도진 부행장 등 경영진 상당수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대대적인 임원진 물갈이도 앞두고 있다.
금융공기업 인사태풍은 더 빨리, 더 거셀 전망이다.
9월 임기가 끝나는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11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내년 3월)까지 금융공기업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공기업 수장은 연임 전력이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들의 연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융공기업 수장은 경제관료 출신이 도맡아온만큼 차기 수장 자리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출신 고위공무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임기말 정치권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기업은 아니지만 정부 영향력이 큰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의 임기도 9월30일 끝난다.
한국거래소 안팎에선 지난 19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된 탓에 무산된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IPO)가 20대 국회에서 재추진될 경우 최 이사장이 1년 더 연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