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씨는 자신의 고백록 ‘4001’에서 인연과 악연을 맺은 인사들의 인물평을 풀어놓았다. 그의 자서전에 담긴 인물평을 정리해본다. 정운찬 전 총리에 관한 부분은 생략한다.

■인연■

-똥아저씨(변양균) 우리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관계를 예술적 동지로 표현하자고 했지만 사실 예술이야기는 거의 한 적도 없었다. 똥아저씨는 처음에 나를 꼬시려고 예술에 관심이 있는 척했지만 나를 자빠뜨리고 난 후에는 예술의 예자도 꺼내지 않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외할머니로부터 나를 눈여겨봐달라는 말씀을 들은 노 대통령이 갑자기 나를 보자고 하셨다. 노 대통령은 나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하는일에 대해 이것저것물으시더니 청와대 밖의 사람들 생각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셨다. 노 대통령은 내게 “어린 친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데가 있다“고 하시면서 더 큰일을 하기 위해 한번 세상에 나서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노대통령을 뵌 후부터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을 할 때마나 나의 코멘트를 들어보려 했다. 몇번 나의 코멘트를 들어본 대통령은 홍보나 대변인 같은 일을 해도 잘하겠다고 하셨다. 또 한번은 연락이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웨스트 윙’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구해 보라는 말씀을 하셨다. 노 대통령은 이모저모 내게 관심을 쏟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미술계 밖의 일에는 도무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심지어 노 대통령 측근인 모 의원을 소개해주셨다. 아마도 젊은 사람들끼리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같다. -(2007년 신정아 파문 발생후) 내가 서울로 귀국하려하자 노 대통령은 한사코 나의 귀국을 반대했다고 한다. 이미 추락할만큼 추락했는데 귀국해서 더 다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

2000년 9월 파리에서 니스로 가는 항공편에서 만남. 멀리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과 득과 실에 대한 철저한 비즈니스적 사고, 그리고 인생을 걸고 배팅하는 배짱까지 짧은 비행 동안 김우중 회장의 뜨거운 열정에 푹 빠져들었다.

■배신자들■ -A 종합지 기자  나를 허영과 사치에 물든 여자처럼 기사를 썼다. 실소를 참을 수 없었다. 내가 예쁜 옷을 입으면 브랜드가 궁금하다며 목 뒤에 있는 옷 상표를 뒤집어 보던 사람이 신 기자였다.

-B 종합지 기자  이 기사 때문에 난 너무 큰 상처를 받아 망연자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양 기자는 B사로 옮기기 전 A사에 있었다. 이 기자의 같은 경우 기사가 아무리 좋아도 매체력이 약해 불이익을 볼수밖에 없었다. 이 기자의 기사를 보며 내가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세상으로부터 몰매를 맞게 된 것보다는 믿었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내게 손가락질 하는 모습이었다.

-전직 C기자  자연스럽게 폭탄주를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함께 일어나 노래를 부르다보니 어쩌다 몸이 약간씩 부딪히는 일이 있었는데, C기자는 그럴때마다 내게 아주 글래머라고 소리를 했다. C기자는 계속 나를 끌어 당겨 블루스를 추자고 했다. C기자는 춤이 아니라 아예 더듬기로 한 모양이었다. 허리를 잡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만, 손이 다른 곳으로 오자 나는 도저히 구역직을 참을 수 없어 화장실로 피해버렸다.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C기자는 나를 껴안으려 했다. 호텔로비에 나와 모범택시를 타는데 C기자가 우리집 방향과 같다고 탔다. C기자는 출발하자 마자 달려들어 나를 껴안으면서 운전기사 있건 없건 윗옷단추를 풀려고 난리를 피웠다. 그때부터 더이상 치마를 입지 않았다,

■의리를 지킨 사람■  -C 종합지 S부국장 건강챙기라는 말뿐. 세상이 뭐라 해도 나를 믿는다든지 나를 돕겠다는 말이 없어 (오히려) 고마웠다. (그러나 다음은 비록 손 논설위원을 칭찬했지만 손 위원 본인이 읽으면 불편한 내용) 금호미술관에 다닐때 손 부국장이 비행기표를 못구해 부탁한 적있다. 관장에게 이야기해 대기석으로 묶여있던 좌석을 풀어서 자리를 마련했다. 관장에게 좌석을 공짜로 드리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 했다가 무슨 젊은 애가 그리 통이 크냐며 야단만 맞았다. 결국 나는 좌석만 풀어드린게 아쉬워 쌈짓돈을 털어서 손 부국장 가족의 티켓을 구입했다. 손 부국장이 그 과정을 알리없지만 진심으로 내게 고마워했고, 나 역시 흐뭇한 마음이었다.

-조영남  지면만 주어지면 나에 관해 항변을 해줬는데 절박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공개적으로 내편을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다.

■기타■

-변호사 A씨   정말 실망스러웠다. 친구(변양균)가 구속이 되어 난국에 처했는데도 자기 입장만 생각해서 변호를 그만둔다는게 말이되나 싶었다.

-변호사 B씨  내게 자꾸 엄마를 만나보게 해달라고 졸랐다. 나는 B 변호사를 말렸다. 아마 재판을 핑계로 수임료를 더받으려는 듯했다. 모두 개코같은 소리였다.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B 변호사는 실망만 안겨주웠다. 얼렁뚱땅 불성실한 일처리에다가 줄곧 불필요한 정에만 호소를 하며 재판을 삼천포로 빠지게 했다.

 <자료=신정아 자전 에세이 ‘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