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드플레이 공연에 나온 외계인 밴드 ‘위어도스’…인형 뒤엔 한국인이? [백스테이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밴드명 위어도스(Weirdos), 국적(?)은 우주 어느 별, 소속사는 미국 애틀랜틱 레코드. 브루노 마스·에드 시런·블랙핑크 로제와 한솥밥을 먹는 사이. 물론 콜드플레이의 레이블이기도 하다. 고양종합운동장 위로 별들이 내려앉자, 이 ‘사랑스러운 우주 밴드’가 무대로 등장해 ‘휴먼 하트(Human Heart)’를 부르기 시작했다. 보컬 엔젤 문의 목소리는 위로였다. 광활하고 복잡한 우주에서 먼지 같은 인간은 누구나 결점이 있다고. 그래서 인간의 마음은 언제든 부서질 수 있지만 “부서지지 않았으면, 도망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신비로운 음성은 아득한 은하 너머의 메시지처럼 울려 퍼진다.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다가도, 뜬금없이 마음을 고백하듯 엔젤 문과 동크(드러머)는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달달한 사랑을 확인한다. 8년 만에 내한한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의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LIVE
16시간 전[영상]‘재패니즈 인베이전’…韓 탭댄스 콩쿠르, 日이 점령[백스테이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객석을 향해 씩 웃더니,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으로 두 발끝을 세워 춤의 시작을 알린다. 제임스 브라운의 ‘아이 갓 유(I got you)’에 맞춰 경쾌하게 연결되는 리듬의 향연. 소울 가득한 목소리가 부르는 펑키한 노래에 맞춰 가뿐하게 근육을 털어내듯 팔다리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지난 6일 열린 서울탭댄스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토모키 츠므라야. 슬랩스틱 코미디언 못잖은 온몸의 유쾌함에 객석이 들썩였다. ‘재패니즈 인베이전(Japanese Invasion)’이었다. 압도적인 수준 차에 모두가 놀랐다. 탭댄스를 전혀 알지 못하는 관객이 보기에도 우승자 토모키 츠므라야를 비롯해 여유로운 그루브로 매끄러운 탭을 선보인 마사시, 빨간 꽃망울처럼 피어오른 유키 오미, 드라마틱한 움직임과 기교의 절정을 보여준 사토루 유츠까지 모두 ‘넘사벽’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4회차를 맞은 서울탭댄스콩쿠르는 이들에게 완전히 정복당했다. 토모키 츠므라야(
2025.04.13 08:00“맞지 않는 공간은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롯데 vs 부천 소리 차이는? [파이프오르간의 세계][백스테이지]
공간·제조사·장인마다 음향 차이 뚜렷 롯데콘서트홀은 강렬한 선명한 음색 부천아트센터는 부드럽고 낭만적 색채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3, 2, 1. 공연장의 문이 열리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도파민을 충전하는 붉고 푸른 의자들 넘어 압도적 위용을 자랑하는 은빛의 파이프.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자태와 웅장한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으로 인해 이 거대한 악기엔 공연장의 얼굴이란 수사가 따라다닌다. 오르간은 ‘짓는다’(Build)고 표현한다. 집을 짓고, 밥을 짓듯, 시(詩)를 짓는 것처럼 충분한 시간을 들여온 마음과 정성을 담아 만드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파이프오르간 빌더(builder·짓는 사람)로 꼽히는 안자헌 마이스터는 “100여년 전만 해도 (파이프 오르간) 건축 기술이 그리 발달하지 않아 당대 건축 양식을 모방해 만들기도 했다”며 “요즘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모양을 영상으로 먼저 구현한 뒤 설치한다”고 말했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2025.04.06 11:28[영상]‘인터스텔라’의 그 소리 …‘신의 음성’을 닮은 ‘악기의 제왕’ [파이프오르간의 세계][백스테이지]
수천 개의 파이프가 만드는 웅장한 소리 온도 18~20℃·습도 40~70%로 ‘관리’ 작동 오류도 생길 수 있어 세심함 필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인류를 실은 우주선이 거대한 미지를 향할 때, 수천 개의 파이프가 경이로운 소리를 쏟아낸다. 끝을 알 수 없는 무한한 우주의 신비, 그것을 향한 인간의 두려움과 고통이 파이프 오르간을 통해 시공을 확장한다. 성스러운 종교음악을 노래하던 악기가 들려주는 ‘태고의 소리’. 아름다운 선율이 광활한 공간으로 인간을 끌어당기면, 커다란 파이프 속의 공기 소리가 작은 점에 불과한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담아낸 ‘우주의 음악’이다. 영화음악가 한스 짐머는 파이프 오르간이 주인공이 된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만들기 위해 2년을 몰두했다. 마침내 모든 음악이 완성됐을 때, 그와 ‘인터스텔라’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국 런던의 템플 교회에서 해리슨 앤 해리슨 사의 4단 건반 오르간으로 OST를 녹음했다. 연주
2025.04.04 16:45[영상]“잠실역 3번 출구에서 소원을 말하라고?!”…‘알라딘’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백스테이지]
브로드웨이 스테디셀러 ‘알라딘’ 韓 초연 한국적 정서 내재한 ‘초월 번역’으로 인기 말맛 살린 가사·현실 빗댄 골계미도 매력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램프의 요정’ 지니인지, 아그라바의 상인인 척 ‘분신술’을 쓴 지니인지, 굳이 ‘정체’를 모호하게 설정한 ‘그’의 등장. 평생을 걸쳐도 닳지 않을 휘황찬란한 금은보화로 치장한 지니가 ‘양은 주전자’를 들고 말한다. 다소 얌체 같아 보이는 수염도 붙였다. “안녕, 친구들! 어서와. 여긴 전설의 아그라바야. 미안, 이건 내 텀블러야 (중략) 지금부턴 우린 이 요술 램프의 고향인 아그라바를 둘러볼 거야. 꽉 잡아 이제 들어갑니다.” (‘알라딘’ 첫 장면 지니의 대사 중) 이를 어쩌나.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진다. 일종의 ‘워밍업’이자, ‘방향성 제시’였다. 요술램프라고 설정된 양은 주전자를 들고, 그것을 ‘텀블러’라고 우기며 ‘가스라이팅’하는 요정 지니의 뻔뻔함에 관객은 야무지게 꼬았던 팔짱을 풀고 시원하게 웃는다. 뮤
2025.03.09 08:00‘매일이 생방송’ 영화인가 브이로그인가…카메라는 왜 공연과 만났나 [백스테이지]
영상과 만난 연극, 뮤지컬, 오페라 카메라로 생생히 담아낸 영상미학 클로즈업으로 섬세한 감정 전달 1분 1초, 1㎜의 오차도 허용 안해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나만 제자리야, 다들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혼자 제자리에서 벽에 머리만 찧고 있어.” 이제 막 서른이 된 ‘젊은 작곡가’가 있다. 수년째 ‘유망하다’는 찬사를 받지만, 한 번도 꿈을 펼치지 못한 청춘. 불안이 그를 엄습한다. 이대로 멈춰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쓸모를 증명하지 못했다는 자괴, 이루지 못할 것 같다는 절망…. 수만의 감정이 그의 얼굴 위에 싸여 무대 위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린다. 친구의 투병을 알게 된 후, 말로 다 표현 못 할 슬픔을 안고 뉴욕의 거리를, 공원을 뛰어간다. 클로즈업한 얼굴로 내뱉는 독백 속에서 무대가 보여주지 않은 풍광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뮤지컬 ‘틱틱붐’, 브로드웨이의 천재 작곡가로 ‘렌트’를 쓴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다. 뮤지컬 무대로 ‘라이브 카
2025.02.02 22:57플루트는 일자목ㆍ바이올린은 틀어진 목…연주자들, 이런 직업병까지? [백스테이지]
플루트는 일자목ㆍ바이올린은 틀어진 목 일자목 개선해야 호흡악기 연주력 향상돼 음악가들 악기, 분야 따라 직업병 각양각색 연습하지 않으면 불안한 병ㆍ계획하는 병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깨를 최대한 올려볼까요? 여기 다들 라운드 숄더이시네요. 호흡을 과사용하면 어깨와 등에 빨간불이 켜집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재활 아카데미 현장. 이동신 굿볼메소드 강사는 수십년간 한 악기를 다뤄온 연주자들과 만나자 맞춤형 진단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플루티스트들은 일자목이 많다”며 긴급 처방에 돌입한다. 트레이너가 일러준 대로 연주자들은 빨간색 볼을 들어 목 뒤로 가져간다. “목뼈로 볼을 지그시 누릅니다. 둘, 셋, 넷, 다섯…. 끝까지 누르고 유지합니다. 힘을 빼고, 다시 목뼈로 볼을 누르고 유지합니다.” 핵심은 빨간색 공으로 목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목뼈로 볼을 누르는 것. 이 운동법이 “거북목과 일자목 개선에 좋은 훈련”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누구에게나 직업병은 있다. 매일 책상
2025.01.05 22:53임윤찬이 ‘그 피아노’를 선택한 이유 [백스테이지]
4억원 짜리 스타인웨이 D-274 따뜻하고 맑은 소리·정교한 표현 “임윤찬의 음악적 취향 나타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새까만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의 소리라고 해야 할까요.” 스타인웨이 D-274, 피아노 넘버 623975. 비범한 재능의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도이치캄머필과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을 연주하기 위해 선택한 피아노에 대한 스타인웨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의 설명은 딱 들어맞았다. 임윤찬의 쇼팽은 어둠을 밝히는 찬란한 빛이었고, 심연을 가로지르는 눈부신 길이었다. 그의 음악이 우주라면 그 안엔 이름 모를 제각각의 별들이 반짝이고, 그의 음악이 바다라면 수만의 윤슬 아래로 낯선 생명들이 살아 숨 쉰다. 단 하나의 음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그의 피아노는 ‘대비의 미학’을 그린다. 뜨겁게 끓어오르면서도 섬세한 서정을 채색하고, 거스를 수 없는 중력으로 빨아들이면서도 명징한 음을 찍는다. 올 한 해도 임윤찬은 다양한 음악가들의 세계를 탐닉하듯 여행하
2024.12.25 07:50“정경화·정명훈의 나라에서 영광” ‘BRSO’ 마클 가보니…“한 음, 한 음 다 털렸다” [백스테이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6년 만의 내한 한국 방문 이후 첫 마스터클래스 진행 KNSO청년단원 17명 일대일 90분 수업 “정경화·정명훈의 나라에 올 수 있어 영광” 촘촘하게 도열한 나무숲이 일렁이고 천지가 뒤틀리는 현의 선율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시작됐다. 할리우드 히트작 ‘매드맥스’ 못잖은 숨 막히는 질주가 2악장에서 펼쳐진다. 멋스러운 연미복을 차려입은 클래식 음악가들은 지축을 깨우는 음악으로 스펙터클한 영화 한 편을 찍었다. 강력한 스태미너를 가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은 잘 맞는 짝이었다. 래틀은 악단의 강점을 백분 활용했고,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해석을 완벽히 소화했다. 슐츠 라도슬라프(Szulc Radoslaw) 악장은 “지금은 허니문 기간”이라고 했지만, 이들은 이미 하나의 목표와 비전을 온전히 공유한 것처럼 보였다. 지난 20~21일 한국을 찾은 유럽 명문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BRSO)의 공연이다. ‘바방’(한국 클래식 애호가들이 악단의 이름을
2024.11.24 17:18조승우가 돋보인 계단 ‘햄릿’ vs 삶과 죽음 담은 거울 ‘햄릿’ [백스테이지]
올 한 해 관객과 만난 두 편의 ‘햄릿’ 연기인생 60년 안팎 대배우 vs 조승우 거장들의 연기쇼 돋보이게 한 거울 조승우의 런웨이 선보인 23m 계단 #1. 우물처럼 깊고, 유리처럼 투명하다. 객석으로 쏟아질듯 기울어진 원형의 무대 위엔 생과 사가 뒤섞인다. 산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허문 곳. ‘휘익, 휘익’. 음성으로 만들어낸 바람소리에 생을 건너간 영혼이 다시 찾는다. ‘먹물처럼 깊은 밤, 지옥 같은 한숨’(신시컴퍼니 ‘햄릿’ 중)의 끝에서 생을 들여다본다. (배삼식 극본ㆍ손진책 연출 ‘햄릿’) #2. 창백한 콘크리트가 사방을 에워싼 곳. 권력를 향한 야욕, 교활한 음모와 어리석은 암투가 휘감긴다. 거대한 감옥 안엔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의 절규가 넘실댄다. 깊고 높은 계단 너머 새로운 세계가 다가오나 누구도 넘어서지 않고, 모두가 눈을 감아버리는 폐쇄된 공간. 왕자(햄릿)의 트라우마가 벌겋게 짓물러 오늘을 탄식한다. (황정은 각본ㆍ신유청 연출 ‘햄릿’) 무대 위엔 거대한 거울과
2024.11.1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