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련 어린이집 휴원강행 정부 엄정대응 방침 따라 대부분 축소운영방식 선택 “대책마련 없을땐 공동 행동” 어린이집단체는 강경입장 고수
정부의 일방통행식 맞춤형 보육정책 실시에 항의하기 위해 결국 민간 어린이집들이 ‘집단휴원’이란 공동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집단휴원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고수함에 따라 대부분의 어린이집들이 원생들의 등원을 강제로 막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우려했던 ‘보육대란’은 피하긴 했다.
장진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한민련) 회장은 2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예정대로 회원 어린이집 1만4000여곳 가운데 1만여곳이 23~24일 집단 휴원에 들어간다”고 했다.
다만 집단 휴원에 동참하는 어린이집에 대해 강력한 행정 처분을 내리겠다고 압박한 정부를 의식한 듯 가동률을 평소의 10~20%로 낮춰 축소운영하는 방법을 취했다. 장 회장은 “그동안 학부모님들에게 어린이집의 입장에 대해 오랜 시간 설명 드렸고, 상당수 부모님들이 공감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하지만 출근 때문에 가정 보육이 불가능한 학부모님들까지 불편을 야기하면서까지 여론을 환기시키진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당국의 과잉 행정 처분에 대비해 준법 형태로 투쟁 방식을 전환한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학부모들에게 가정 보육을 하도록 양해를 구하는 ‘자율 등원’ 방식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많았다. 서울 도봉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김모(48) 원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맞춤형 보육정책 실시에 반대해 집단 행동에 나서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며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행정처분 경고 탓에 부담을 느낀 주변 어린이집 원장들이 전면 휴원을 철회하는 분위기 속에서 혼자서만 동참하기엔 부담이 커 자율 등원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표현하기로 했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중견기업에 다니며 맞벌이를 하고 있는 박모(35ㆍ여ㆍ서울 마포구) 씨는 “전면 휴원이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전화 한 통이면 아이를 봐주러 시어머니께서 달려오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뒤 정상적으로 출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우려했던 ‘보육대란’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데는 최대 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엽합을 비롯, 지도부가 단식 투쟁에 나서는 등 그동안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가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을 본 뒤 집단 휴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보류 의사를 보인 것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보육대란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우선 전국 4만2000여개의 어린이집을 대표하는 단체들은 맞춤형 보육정책 강행 시점인 오는 7월 전 정부의 실질적인 추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전면적인 집단 휴원 등을 통해 공동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지금 정부가 내놓은 맞춤형 보육정책이 그대로 실시된다면 맞춤반 원생들의 비율이 높아 보육비가 크게 줄어드는 영세한 가정 어린이집의 상당수가 폐업하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이번 휴업에 참여하지 않은 어린이집들도 생존권을 걸고 집단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은 “지금껏 집단 이기주의라며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학부모들도 이번 사안만큼은 어린이집의 사정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분위기로 자율등원 방침에도 적극 동참해주고 있다”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이미 정부에 대한 신뢰가 깨진 마당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어린이집들은 현행 맞춤형 보육정책의 강행에 대비해 나름의 자구책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공무원 이모(32ㆍ여ㆍ서울 노원구) 씨는 “최근 어린이집 원장님들이 전업주부인 학부모들에게 문화센터에 등록하거나 직업교육을 받으시면 종일반에 맡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학부모 모임에서 들었다”며 “전업주부들도 전일반으로 맡길 수 있고, 어린이집도 보육비를 100%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라는 점을 학부모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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