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공인 관계자들 “안될거라 생각했다”…땅값 상승도 없어”

“대선용…공식 사과 있어야” 일부 현지인은 정치권 맹비난도

김해 문의ㆍ거래 없지만 기대감…”호텔ㆍ오피스텔 호황 기대”

2~3년된 산단 공실 여전…비즈니스ㆍ관광객 인구유입 ‘장밋빛’

[헤럴드경제(밀양ㆍ김해)=정찬수 기자] “많은 밀양 주민들이 신공항 선정이 안 될거라 생각했다. 정치권으로 얽매여 될리가 있겠느냐. 결국 토지를 사고 10년 기다린 사람들만 놀아난 꼴이 됐다.”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 H공인 관계자)

김해공항 확장안 소식에도 밀양시는 의외로 무덤덤했다. 반면 김해시는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는 반사이익은 없지만, 기대감이 가득했다. 특히 서부산유통단지와 연계된 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그려졌다.

▶뿔난 밀양 “정치판에 놀아났다”=신공항 부지로 거론되던 밀양 하남읍은 실망과 체념이 뒤섞였다. 노인층이 많은 지역적 특성이 큰 탓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22일 수산리에서 만난 한 공인 관계자는 “50~60대 주민들은 사업성을 떠나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신공항이 선정되더라도 그에 따른 규제가 따라 들어올 거라는 생각에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다”며 “외지인이 팔고 떠나려는 제주도와 달리 땅을 소유하고 농사를 짓는 현지인이 많아 기대보다는 우려가 만연했다”고 말했다.

현지 공인 관계자들은 하남읍 토지가격이 두달새 15~20%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공항 선정을 앞두고 땅주인들이 물건을 거둬 들이면서 물건은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 3.3m2당 40만원에 거래가 됐다는 이야기가 들렸지만 이마저도 호가에 불과했다. 실제로 토지가격은 3.3m2당 20만원에 불과했다.

지역 갈등의 봉합 없는 정치판의 예고된 결정이라는 비판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밀양에서 10년간 택시를 몰았다는 김정태(가명ㆍ53)씨는 “총선이 끝나고 정치바람에 흔들리더니 결국 대선용으로 전락한 꼴이 됐다”며 “5년전 백지화 됐다가 다시 신공항 이슈가 떠올랐을 때 지역민들은 여야 모두 믿지 않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김씨는 “어느 쪽이든 지역 표심을 얻으려면 공식적인 사과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밀양 하남읍은 넓은 평지와 낮은 산들로 이뤄졌다. 토지가격은 시장평가에 의해 책정돼 낮은 감정가가 아니었지만,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신공항 선정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밀양 하남읍은 넓은 평지와 낮은 산들로 이뤄졌다. 토지가격은 시장평가에 의해 책정돼 낮은 감정가가 아니었지만,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신공항 선정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젊은층의 생각은 달랐다. 기대만큼 실망이 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박성철(가명ㆍ42)씨는 “나노산업단지를 제외하면 지역의 발전요소가 거의 없어 신공항 건설에 기대를 걸었다”며 “공사가 진행되면 철로든 상업시설이든 인구유입으로 지역 발전이 자연스럽지 않았겠느냐”고 되물었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시한 종합평가 시나리오(Reference Scenario)에 대한 의심도 이어졌다. 가곡동에 거주하는 최민석(가명ㆍ44)씨는 “산이 있어도 작은 산들이고 토지도 시장가격으로 책정될 전망으로 손해가 없는 장사였다”며 “저명한 외국업체에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것은 납득하지만, 결과만 놓고보면 담합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하나 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벅찬 김해 “하늘이 준 기회”=낙동강을 사이로 김해공항 생활권에 포함하는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엿보였다. 사상역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발표 이후 문의가 늘지 않았지만, 대저2동에 논을 사놓은 이들 사이에선 지가상승 가능성이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는 5년 전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백지화 이후 지가상승도 멈췄다는 것이 현지 공인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었다. 실제 일대는 아파트 등 주택부지가 적고 대부분이 농경지로 보합세가 꾸준하다.

폭등 가능성은 높다. 대저2동 일대가 부산에 포함돼 밀양과 가덕도보다 땅값이 높은 상태여서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강서 브라이트센터를 중심으로 형성된 주택가와 상업지역은 발전이 멈춘 상태”라며 “향후 10~20년간 신공항으로 인해 상전벽해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공항로(대저2동)는 5년 전 신공항 백지화 이후 시간이 멈췄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이번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상전벽해 수준의 발전을 기대했다. 멀리 김해공항 구조물이 보인다.
부산 강서구 공항로(대저2동)는 5년 전 신공항 백지화 이후 시간이 멈췄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이번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상전벽해 수준의 발전을 기대했다. 멀리 김해공항 구조물이 보인다.

신공항 수혜의 중심엔 인접한 유통단지가 있다. 사상구 J공인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이 2~3년 밖에 안돼 공실이 여전하다”며 김해공항 확장으로 비즈니스 방문객이 늘면 공실 해소와 함께 수익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업단지와 연관이 없더라도 인구유입으로 인한 프리미엄 호텔과 오피스텔 등 부가시설 성장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사상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진석(가명ㆍ45)씨는 ”서부산유통지구역에서 경전철로 이어지는 괘법르네시떼역과 사상구를 아우르는 일대가 관광객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며 ”앞서 터를 잡은 대형마트와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생활인프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