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오른다니 나도 사야지.’
#. 회사원 신모(32)씨는 코스피 시장의 H종목에 대해 눈여겨보던 중,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종목에 투자한 여러 투자자들의 ‘오르니 추가매수하겠다’는 등의 말들을 접하고 덜컥 투자했다가 결국 손절을 하고야 말았다. 군중심리에 잘못 뛰어든 것이 패착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군중심리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분석이 있다.
여러 불리한 여건은 물론, ‘애널리스트는 거짓말장이’라며 매도하는 일부 투자자들 때문에 과감한 예측보다는 예측의 안정성을 이유로 대세를 추종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늘어날 여지도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가 ‘패스파인더’(pathfinder)역할을 해야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평균과 중간값에 위치한 데이터만을 찾는 분석보다는 대다수의 컨센서스보다 앞서 예측하는 것이 투자판단에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액티브 vs. 패시브=이런 의미에서 김병오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액티브’(active) 애널리스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애널리스트를 액티브와 ‘패시브’(passive)란 두 가지 범주로 나눠 분류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액티브 애널리스트란 시장의 리더형으로 기존 범위에서 벗어나는 추정치를 제시하고 변동성을 일으키는 분석가다. 이들은 담당회사에 대한 깊은 분석과 수익전환에 대한 확신을 갖고 기존 추정치 군집(herding)에서 벗어나는 수치를 제시한다.
반면 패시브 애널리스트는 액티브 애널리스트의 추정치와 같은 방향으로 추정치를 수정하는 추종형 애널리스트로, 변동성이 감소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추정치 발표 시점을 늦추고 최소한의 분석으로 타사 추정치나 직전 추정치를 참고해 이들과 유사하게 자신의 추정치를 설정한다.
▶패시브 애널리스트의 출현=이처럼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이 가진 정보를 믿기보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따르고 평균치에 근사한 수치를 제시하는 군집행동을 보이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 둔화, 애널리스트 수 감소 등 여러 원인들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병오 연구원은 애널리스트 군집행동이 실재한다는 최근 연구가 있다면서 그 원인에 대해 “국내를 비롯,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의 영업이익 변동성이 과거보다 둔화되며 추정치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는 군집행동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또한 “증권업 업황부진으로 애널리스트 수가 감소하며 과거에 비해 담당하는 회사가 증가했고, 충분한 분석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이같은 ‘양떼효과’(herd behavior)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애널리스트 군집행동이 투자자 및 정보이용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산시장의 버블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정기간 GS, 코리안리, 에스원, LG화학, SBS 등 특정 종목을 사례로 들며, 액티브 애널리스트의 추정치 상향조정 이후 주가상승, 추정치 하향조정 이후 주가하락 등의 현상을 발견하고 “액티브 애널리스트의 추정치 변경을 시그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중심리와 양떼효과=양떼효과는 원래 투자자 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다. ‘투자자산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보다는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는 행위’로, 전문가들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있다.
특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교수는 군중심리에 휘말린 대중의 ‘비이성적 과열’에 주목하면서 2000년대 초반 나스닥 버블 붕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예측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원유가격 급등 등도 양떼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일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과 학자들은 이같은 양떼효과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군중심리에 치우치지 않는 ‘역발상투자’를 주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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