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조선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실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조선소가 몰려 있는 경상남도, 울산 등은 최악의 실업률을 보이면서 경남 거제 지역만 3만명 가까운 실직자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협력ㆍ하청 업체 근로자들까지 포함하면 9만명이 넘는 그야말로 대량 실업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구조조정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추가 인력 감축, 조선소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을 통해 1000명 넘는 인력을 감축했고, 삼성중공업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0여명이 옷을 벗을 전망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19년까지 매해 500여명씩 총 2300여명을 감축해 전체 인원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조선업종의 60%가 넘는 9만여명의 근로자가 협력ㆍ하청 업체에 몰려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 업체를 포함해 조선업계 협력업체는 700여곳, 이들 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9만400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집계가 어려운 부품, 기자재 납품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포함할 경우 그 수는 배로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선박 수주는 전체 9척에 불과한데다 해양플랜트 건설이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는 일감 자체가 없어 실직자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도 올해 1분기 조선업종에서 5500명 가량의 실업자가 발생했고, 6월부터 실업자가 크게 늘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가 조선업종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고용 지표를 봐도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지역별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있는 경남의 4월 실업률은 3.2%로 2000년(3.4%)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남 거제시는 수주 급감 현상이 지속될 경우 내년 3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에서만 2만7000여명의 실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도 4월 실업률 3.5%로 4월 기준으로는 2011년(4.2%)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이달 초 울산, 거제 지역에 현장 조사단을 파견,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늦어도 이달을 넘기기 전에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지정,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1년간 고용유지지원금과 연장 실업수당 등 특별연장급여가 지원된다. 전직 취업 알선, 재취업 훈련 및 교육, 실업자 생계비 융자 등도 가능하다. 정부는 6000여개의 조선 협력업체를 우선 지원하고, 원청 대기업은 자구노력를 전제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중 하도급 등 협력업체 중 전체 매출액 50% 이상이 지정 업종과 관련 있을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고용을 창출하되 대량 실업에 대비 재취업훈련 등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현재 경쟁력을 잃은 일자리를 보호하는 것은 미래 일자리를 유산시키는 것과 같다”며 “노동 수요의 꾸준히 증가를 불러올 수 있는 생산적 고용 창출에 집중하되 정부도 불가피한 대량 실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