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일본 축구는 훨훨 날았다. 소나기 골로 불가리아를 잠재웠다. 사흘 전인 지난 1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스페인 대표팀에 6-1로 참패한 것과 확연한 대조다. 일본의 대승과 한국의 대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면 불가리아는 69위, 스페인은 6위여서 한국이 더 어려운 모의고사를 치뤘다지만, 축구도 결국은 심리. 한국으로선 참패의 늪에서 빠져 나올 발판이 긴요하다. 그래서 한국 대표팀이 5일 치르는 체코와의 평가전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그러나 여러모로 여의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오후 일본 나고야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기린컵’ 준결승에서 불가리아를 7-2로 대파했다. 가가와 신지의 멀티골에 힘입어 무려 5골차로 승리한 것. 일본은 전반 3분 오카자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가가와 신지가 전반 26ㆍ35분에 연속 골을 몰아 넣었다. 3분 뒤엔 요시다 마야가 득점해 4-0으로 앞서갔다. 후반전에도 일본의 골 폭풍은 이어졌다. 요시다 마야와 우사미 다카시가 골을 넣어 6-0을 만들었다. 일본은 이후 불가리아에 2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42분 아사노 타쿠마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7-2로 경기를 마쳤다.

일본 선수들은 이날 ‘골잔치’로 한껏 고무됐다. 무엇보다 유럽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점에 만족한 분위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5~2016 시즌 우승팀인 레스터시티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카자키 신지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그동안 유럽 국가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기린컵을 통해 일본 대표팀의 실력을 알리고 싶다”며 “오늘 경기 대승을 계기로 자신 있게 월드컵 최종예선에 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일본 축구의 이런 활약에 국내 축구팬들의 심정은 편치 않다. 이른바 ‘6ㆍ1 참패’라는 사흘 전 스페인과의 대결에서 6-1로 주저 앉으며 ‘우물안 축구’, ‘아시아의 종이 호랑이’라는 평가를 받은 한국 대표팀을 떠올려서다. 기본적으로 세계 최강군(群)에 속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주눅이 들어 제대로 된 개인 기술ㆍ팀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 적지 않은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대표팀 내부에선 ‘대패의 잔상’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가운데 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열리는 체코와의 평가전을 계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체코는 FIFA랭킹이 30위로, 6위인 스페인보다 순위가 낮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껏 체코와 네 차례 맞붙어 3무 1패를 기록,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기록이 있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2001년 8월 15일 체코 브르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선 0-5로 대패한 경험도 있다.

아울러 체코는 팀 전력이 최고점에 근접한 상태다. 오는 10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럽국가간 축구 대항전인 유로2016 본선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체코는 한국과의 평가전을 유로 2016 출정식으로 삼았다. 체코 선수들의 면면도 버겁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페트르 체흐가 골문을 지킨다. 웬만한 순발력과 득점력이 아니고선 그의 거미손을 뚫기 쉽지 않다. 공격수 토마스 로시츠키는 측면 돌파가 빠르고 압박도 강하다. 한국은 스페인전처럼 어이없는 실수를 하거나 느슨하게 수비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으로선 어느 하나 체코를 넘어설 마땅한 재료가 없는 셈이다.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 식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믿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은 세계적인 팀이지만 체코는 스페인과 다르다”며 “적어도 우리와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은 팀을 상대로는 내 축구철학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체코전에서는 스페인전에서 ‘멘붕(멘털 붕괴)’을 겪은 김진현 대신 정성룡이 골문을 지킨다. 또 석현준ㆍ주세종ㆍ이재성 등 스페인전 후반에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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