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ㆍ경보 장비 운영 및 화재ㆍ폭발 가능성 감시 역할

-환기 장치 운영 및 누출 감시 활동 없어

-시공사ㆍ하청업체 모두 사법처리 대상 가능성

[헤럴드경제(남양주)=원호연ㆍ유오상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역 폭발 사고 역시 이전의 대부분 건설현장 산업 재해와 마찬가지로 인재(人災)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하 15m 속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 공간에서 고압 산소와 LP가스를 사용해 철근을 자르는 용단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현장에서 화재나 폭발 가능성을 점검해야 할 화재 감시인은 없었던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번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용단 작업에 사용된 가스통이 사고 장소 외부에서 발견됐고 작업자들이 지하 15m 작업장으로 진입한 직후 폭발이 발생한 점을 들어 지하 작업 공간 내에 누적된 LP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작업 현장에서 만일의 화재나 폭발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시설을 구비ㆍ점검하고 화재 가능성을 항시 주시해야 할 화재감시인은 배치되지 않았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매일이엔씨 소속의 근로자 2명이 총괄감독인으로 배치됐지만 별도의 화재 감시인을 따로 지정한 건 아니다”고 했다. 총괄 감독인 역할을 맡은 인부 2명에 대해서는 “사고 당시 파편을 맞았지만 경상이어서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소재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용접ㆍ용단 작업시 화재 예방에 관한 기술지침’을 만들어 각 건설 현장에 배포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용접ㆍ용단 작업 시 발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1600℃ 이상의 고온 불티가 작업 공간 내에 튀는 만큼 밀폐된 공간에서 유증기가 발생하는 용접ㆍ용단 작업을 할 경우 화재 감시인을 배치해야 한다.

화재 감시인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소화 장비를 갖추고 비상 경보장치를 작동할 수 있도록 상시 유지 및 점검해야 한다. 용접ㆍ용단 작업이 끝난 뒤에도 30분 이상 화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같은 임무를 띤 화재 감시인 조차 없다 보니 사전에 누출됐을지 모를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환기 장치와 가스누출 경보장치는 사고 현장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건설 현장에서 매일 의무적으로 작성ㆍ게시해야 하는 ‘안전 작업 허가서’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현장을 조사 중인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조사 중 작업 공간 내 환기 시설이 설치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들 역시 “환기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했다.

시공사와 하청업체가 화재 감시인을 배치하지 않고 작업장 내 환기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될 경우 두 업체 모두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법 23조에서 규정한 ‘사업장 안전 조치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4명의 작업자가 사망하고 10명의 인부가 부상을 입은 만큼 매일이엔씨는 같은 법 제66조의2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해당 법규의 소관부처인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하청업체의 안전 규정 준수 의무를 관리ㆍ감독할 책임이 있는 시공사 역시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역시 1년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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