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벼랑끝 치킨게임’ 지속땐 양측 큰 손실 ‘승자없는 게임’될듯
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따라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가 31일 열린다. 채권단 역시 이날 중 7000억 규모의 협약채권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와 채권단이 당초 정한 시한인 20일까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가운데 후속조치들이 먼저 진행되면서, 사채권자들과 채권단의 최대 관심사는 용선료 협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용선료 협상을 두고 용선주들과 현대상선이 벌이는 마라톤 협상이 치킨게임 양상을 띄면서, 협상이 최종적으로 성공 못하면 이해 당사자들 모두 큰 손실을 부담하는 ‘승자없는 게임(Lose-Lose 게임)’이 될 전망이다.
24일 현대상선 등에 따르면 사채권자들은 전체 ‘3분의 1이상’의 동의로 이달 31일과 6월 1일 양일간 집회를 갖고, 2017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공모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총 8043억원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놓고 찬성과 반대를 결의한다.
현대상선 측은 각 회차별 회사채의 절반은 의무적으로 주식으로 전환하고, 잔액은 만기를 5년연장(2년거치, 3년분할상환)하는 한편 금리를 1%로 하향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투자자가 원할 경우 채무의 전액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모사채의 경우 신주 상장 후 바로 매각해서 현금화할 수 있다. 주가가 유지되면 100% 출자전환해서 바로 매각해도 이익을 보는 구조다. 단 출자전환이 일어난 뒤에는 주식의 수가 늘면서 자연스레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상선 측은 “지난번엔 조건없이 만기만 3개월 연장해달라고 했다가 부결됐다”며 “사채권자들이 가진 공모사채가 채권단이 가진 협약채권보다 조건이 좋아서 동의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채권자들은 용선료 협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탈락한 해운동맹 편입은 추후 가능한지 등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현대상선의 주식이 출자전환된 후 주가가 떨어져 휴지조각이 되진 않을지에 대해 계속 문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채권단 역시 7000억 규모의 협약채권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이미 해당 사안이 부의된 가운데 채권단을 용선료 협상 성공, 사채권자 집회 결의를 조건으로 출자전환에 동의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일까지 결정될 예정이었던 용선료 협상의 결과가 늦어지면서 사채권자나 채권단 모두 최대 관심은 용선료 협상의 성공 여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지 못하면 사채권자 동의나 채권단 자율협약과 관계 없이 현대상선은 그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며, 이 경우 회사는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이 용선료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건부나마 출자전환을 결정한 것은 현대상선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은 지난 20일까지로 알려졌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다시 개별협상에 돌입한 협상팀에 시간을 좀더 주기로 하면서 현대상선은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그러나 조건부 출자전환이 어려운 사채권자들의 경우 용선료 협상 결과에 따라 동의ㆍ부동의가 갈리게 되므로 집회가 열리는 이달말까지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안건을 승인하면 현대상선의 지분 40%를 넘겨 최대주주가 되지만, 용선료 협상이 실패할 경우 조건부로 승인된 자율협약과 출자전환은 ‘없던 일’이 되고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김재현ㆍ조민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