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산 단원고등학교에 남은 ‘기억교실(존치교실)’이 다음달 4일께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합의됐다. 기억교실은 이후 안산교육지원청의 공사가 완료되면 교육지원청으로 이전해 유지되게 된다.
한때 감정이 격화돼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던 양 측은 단원고 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앞에 놓고 한발씩 물러서 접점을 찾았다.
기억교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을 말한다.
‘추모교실’, ‘존치교실’, ‘416교실’ 등으로도 불리는 기억교실은 참사 이후 2년 넘도록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ㆍ걸상과 집기가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평일 방과 후나 주말에 제한적으로 추모객의 방문을 허용했다.
참사 이후 잠재돼 있던 기억교실 논란은 지난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교실을 보존해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재학생 학부모들은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교실을 이전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올 2월, 단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재학생 학부모들이 미리 들어가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신입생 입장을 막았다.
학부모들은 입학식을 앞두고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서 등교 거부도 불사했다.
당시 단원고의 교실은 모두 40개로, 기억교실 10개를 뺀 30개의 교실로는 300여명에 달하는 신입생을 수용할 수 없는 터였다.
단원고는 학교 밖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교장실을 옮기고 특별 활동실을 없애 교실을 만드는 등 리모델링 공사를 해 신입생을 받았다.
끈질긴 협의 끝에 다행히 지난 9일, 416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등 7개 기관ㆍ단체가 ‘4ㆍ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뤘고, 이번 갈등도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그러나 막판 변수는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 전원 제적처리 문제였다.
공교롭게도 9일 오후 협약식이 끝나자마자 단원고가 세월호 희생학생 246명을 전원 제적처리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협약식 당일부터 해명을 요구하며 단원고 현관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이튿날 밤 학부모들은 총회에서 대책을 논의하던 중 기억교실로 올라가 양측이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다.
그러나 유가족과 학부모들은 대표단을 꾸려 공식ㆍ비공식적으로 매일 같이 만나 끊임없이 대화했다.
그 결과 지난 12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양 측 대표단이 만나 면담하며 오해를 풀었고, 회의 내용을 각자의 구성원들에게 알려 설득했다.
교실 이전 ‘기한’을 두고서 유가족 측은 세월호 인양 및 미수습자 수습 후를, 학부모 측은 봄 단기방학 마지막 날인 15일을 주장했지만, 한발씩 물러서 교실이 이전될 안산교육지원청의 공사완료 시기인 다음 달 4일께로 접점을 찾았다.
양 측 모두 부모의 심정으로, 단원고 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뜻을 같이 하고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제적처리된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을 ‘제적’ 상태에서 ‘재학’ 상태로 학적 복원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유가족들은 지난 14일 오전 9시를 기해 단원고 현관에서의 농성을 풀었다.
양 측은 공동 보도 자료를 통해 “서로 오해한 점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오해를 해소했다”며 “안산교육청의 공사와 더불어 교실 이전 계획 및 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서로 소통하며 일정을 논의하고, 신뢰를 풀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