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등 ‘오버행(대량 대기매물)의 덫’에 걸린 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다.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여건), 호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급에 발이 묶여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기업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이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 7만6900원에서 전날엔 6만5900원까지 밀렸다. 올 들어서만 14.30% 빠졌다.

이 같은 주가 약세는 한국항공우주의 호실적 전망과는 정면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한국항공우주가 올 1분기 매출액 7874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7%, 31.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오버행 이슈’를 지목하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오버행은 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의 주식을 말한다. 주가에는 곧 악재다.

한국항공우주도 이 대목에서 발목을 잡혔다. 현대자동차, 한화테크윈, DIP홀딩스(두산) 등 기존 주주들의 주식공동매각약정이 지난해 말 만료된 데다, 3개월간 매각제한 조치에 취해졌던 한화테크윈의 잔여지분(6%)이 매각 가능해지면서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두산DST인수를 앞둔 한화테크윈이 자금 수요로 인해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면서 한국항공우주의 주가에 쏠리는 부담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LIG넥스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한달간 22.70% 오른 주가는 그동안의 상승폭을 반납하며 연초 수준(10만3500원)으로 회귀했다. 올 한해 국내 유도무기, 수출 확대를 통해 2조원 수준의 수주를 이어가며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거스르는 결과다.

업계에서는 오버행 물량 출회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LIG넥스원의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는 해석을 내놨다.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약 15%)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오버행 이슈를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직격탄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매수구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오버행 이슈 자체를 리스크 제거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를 들어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한화테크윈의 보유물량이 시장에 출회되면 남는 물량은 현대자동차 보유지분 5%뿐이다.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 수급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영경 기자/ana@heraldcorp.com

☞오버행=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의 주식을 말한다. 주로 대주주가 지분을 처분하거나, 보호예수 기간 만료시점 임박, 전환사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때 오버행 이슈가 불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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