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물가 고착 성장률 빨간불
한국 경제가 ‘2만달러 함정’에 발이 묶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06년 2만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10년째 3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3만달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성장동력이 약화되며 장기간 소득 수준이 정체되는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5년 만에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올라선 독일과 일본에 비교하면 더딘 속도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적정 환율과 경제성장률, 교역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초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원고(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014년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달러 환산 국민소득이 증가한 데는 원ㆍ달러 환율이 3.8% 하락한 영향이 컸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며 국민소득의 달러 환산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이런 착시효과도 노릴 수 없게 됐다. 연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2014년 1053.22원에서 2015년 1131.49원으로 7.4% 뛰어올랐다. 올해도 미국 금리인상 등의 요인이 작용하면 상당 수준의 환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달러 환산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으려면 우리 경제가 이를 뛰어넘는 큰 폭의 성장을 해야 가능하다.
1인당 국민소득은 실질성장률과 GDP 디플레이터(종합적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를 합친 경상성장률(명목성장률)을 인구수로 나눠 계산한다. 실질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1인당 국민소득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저성장ㆍ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올해 경상성장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올해 실질성장률 3.1%, GDP 디플레이터 1.4% 증가에 따른 경상성장률 4.5%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2%대 중반 성장, 1%대 초반 소비자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GDP 디플레이터가 2.2% 올랐지만 올해는 유가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GDP 디플레이터도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3개월 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월 1.3%→1월 0.8%→2월 1.3%로 1%선을 오르내리고 있어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GDP 디플레이터는 국제 원자재 가격 향방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을 2만7100달러로 추정했다. 여기에 더해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면 우리 경제가 당분간 2%대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난해 1∼4분기 실질성장률이 전기대비 0.8%→0.4%→1.2%→0.7%로 0%대를 지속, 연간 2.6%를 기록한 것을 보면 올해도 2%대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마이너스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올해도 원화 약세가 예상되면서 3만달러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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