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환경부가 ‘멧돼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들어 멧돼지의 서울 도심 출몰이 잦아지자 서울시,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협업해 기동포획단을 꾸려 예방 차원에서 멧돼지 포획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멧돼지는 산으로!’ 프로젝트를 올 연말까지 가동해 멧돼지 출몰시 포획과 개체 수 조절, 서식 환경 개선 등 집중 관리를 할 방침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멧돼지 수를 조절하기 위해 출몰한 멧돼지를 산 채로 잡아 산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어떻게 멧돼지를 생포하겠다는 것일까.

환경부는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북한산국립공원 주변 지역에 포획틀과 포획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일정 기간 모니터링 후 멧돼지의 출입이 확인됐을 경우 포획틀과 포획장에 설치된 시건장치가 작동해 생포하게 된다.

작동원리는 이렇다. 멧돼지의 주요 활동지역이나 이동경로에 포획틀이나 포획장을 설치한다. 그리고 이들 장치 안에 멧돼지 후각을 자극할 수 있는 라면, 닭갈비 등 먹이를 둬 멧돼지를 유인한다. 또 무인센서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멧돼지가 장치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확인되면 시건장치가 작동되고, 멧돼지는 갇히게 된다. 포획틀의 경우 내부 발판에 시건장치가 설치돼 있다. 포획장은 와이어를 이용한 인계선을 설치해 멧돼지가 선을 건드릴 경우 입구문이 닫히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멧돼지는 신체에 아무러 상처를 입지 않는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또 다른 야생동물이 갇힐 경우에는 방사 조치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무나 덫 등 밀렵에 활용되는 불법장비들을 활용하면 멧돼지뿐 아니라 다른 야생동물, 등산객도 다칠 수 있다”며 “반면 포획틀이나 포획장은 오직 멧돼지가 안에 들어왔을 때 시건장치가 작동해 닫히게 돼 있어 안전하게 생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포한 멧돼지는 야생동물 건강성 평가를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제공된다. 또 환경부와 공단은 북한산국립공원과 주변 지역의 멧돼지 활동 흔적, 이동 경로 등을 상세히 조사해 연말까지 북한산 멧돼지 생태지도를 만들고, 향후 관리에 활용할 예정이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 북한산국립공원에는 약 120마리의 멧돼지가 서식하고 있다. 2013~2015년 주변 서울시 6개 자치구에서는 연평균 152건의 멧돼지가 출몰했다. 환경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공원과 인근 지역에서 멧돼지 약 50마리를 포획해 이들 자치구의 멧돼지 출몰 건수를 연평균 110건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시범 프로젝트는 사람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등산객도 정규 탐방로가 아닌 샛길 출입은 자제하고, 멧돼지의 먹이인 야생 열매를 채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