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세권 불구 ‘뜨거운 감자’ 낙후지역 재생가능성 관심 높아져 만리재고개 KCC·한라등 건설한창 길건너 서계동은 개발 소외 낙후 “쾌적성 개선? 공원완공후 봐야”

“서울역고가 공원화로 시세 등 눈에 띄는 변화는 아직 없습니다. 공원화가 완료되고 후속 개발이 이뤄져야 일대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이달 교량 보수보강 공사에 들어간 서울역고가 뒤 청파동 인근 공인중개사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서울역 일대의 도시재생사업과 관련된 장밋빛 전망을 이야기하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장에선 서울역고가 호재보다 신규물량에 관한 관심이 더 많았다. 입주민들이 크게 늘면 생활 인프라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만리동에 거주하는 박 모(54) 씨는 “아파트가 대단지로 들어서면 버스 노선은 물론이고 쇼핑몰 등 후속개발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서울역고가 공원화는 이제 시작이라 주민들이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역 서부 교차로에서 손기정 체육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대단지 개발이 차례로 이뤄지고 있었다. 만리재 고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피스텔 ‘KCC 파크타운’을 비롯해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서울역 센트럴 자이‘ 등 거대한 공사현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만리동 일대에 들어서는 단지들의 분양가는 적정수준으로 책정됐다는 것이 현지 공인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센트럴 자이가 3.3㎡당 2000만원대, 한라비발디 센트럴이 약 1880만원대였다. 몸값을 낮춰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한편 순조롭게 물량을 순조롭게 소화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만리ㆍ중림동 표정은 밝았지만, 길 건너 용산구로 이어지는 서계ㆍ청파동은 ‘도심 속의 섬’으로 불릴 정도로 낙후된 모습이었다. 만리시장의 푸근한 풍경 뒤의 빌라 밀집지역에서는 재개발ㆍ재건축에 대한 갈증마저 느껴졌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서울역고가 공원화로 청파동 일대가 탄력을 받기엔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던 지역이 아니었고,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아 도심과 단절된 느낌이 짙다는 것이 이유였다.

학군이나 쾌적성도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청파동에서 5년째 살고 있다는 직장인 김 모(39) 씨는 “광화문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이 아니라면 크게 매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아이가 있는 부부라면 학군을 위해서라도 다른 지역을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서계ㆍ청파동 일대는 전ㆍ월세 등 임대 물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빌라 밀집지역인 청파동1가의 49㎡ 면적의 단독ㆍ다가구 전셋값은 입지ㆍ노후화에 따라 6000만원~1억4000만원 안팎이다. 이는 용산구 평균 전셋값보다 낮으며, 지난 2월 재정비 결정안을 통과한 숙대입구역 청파동3가보다 5000만원~1억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서울시 재개발 이슈에서 밀려나 있어 집값 자체가 낮게 형성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서울시의 주거환경 개선 노력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철길을 품은 지역 자체는 수요자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역으로, 서울역 서부가 외면받는 경향이 있었다”며 “향후 만리재를 중심으로 한 일대의 변화가 큰 것으로 전망되지만, 서울역에서 용산대로로 이어지는 일대의 주거환경이 함께 개선돼야 쾌적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중림동 봉제 토착 산업 활성화, 서계동 지구단위계획 등 낙후지역 개선을 위한 계획이 서울역고가 공원화와 함께 실행에 옮겨져야 서울역 서부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서울역고가 공원화로 안전ㆍ미관상 문제는 해결됐지만, 풀어야 할 과제들은 많다”면서 “공원화로 인한 역 주변 차량 정체와 지속적인 수요 유입 등 포괄적인 개발이 병행돼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역고가를 중심으로 서울역과 일대 4개 권역(중림동, 회현동, 서계동, 공덕동), 남대문시장을 아우르는 도시재생사업을 2018년까지 본격화할 방침이다. 서계동의 한 공인 관계자는 “도시재생 자체가 보행자 중심의 관광산업화에 집중된 것이 아쉽긴 하지만, 향후 미래가치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무엇보다 교통과 쇼핑 등 생활 편의성 개선이 주민들에게는 더 와 닿는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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