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3년 동안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정부가 개혁의 깃발을 든 것은 인정하지만 실행 전략과 국민과의 소통 및 일관성 부족으로 성과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전직 경제관료와 경제 및 노동전문가들은 경제의 펀더멘털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노동 등 구조개혁이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노동 등 구조개혁의 강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경제정책과 4대 구조개혁은= 이명박정부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 차단의 ‘소방수’ 역할을 했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근혜정부가) 내수 진작에 중점을 두었지만 정책일관성을 상실하고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경제살리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노동개혁은 하는 시늉만 냈고, 교육은 무슨 개혁인지 알수도 없다”고 혹평했다.
박재완 전 기재부 및 고용노동부 장관은 “(박근혜정부가) 돈을 푸는 단기부양책을 폈지만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와 질 낮은 일자리, 서비스 규제에 묶여 내수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유가와 중국 및 세계의 경기둔화 등 대외여건은 순풍에 돛단 적이 없었다”며 “산업화 시대 때 성공했던 경제시스템이 유지되면서 제조업 위주의 수출도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향후 과제에 대해 윤 전 장관은 “대외여건은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만큼 내수진작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 투자여건을 조성하고 일자리 창출로 소득을 늘려 소비를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높이는데 연연하기보다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개혁을 포함한 구조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하되 정부가 더욱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국회를 설득하고 국민에 호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도 “4대 구조개혁을 통해 옷을 새로 갈아입어야 한다”며 “개혁과제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큰 틀에서 청사진과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놓아야 이 정부에서 못하더라도 다음 정부에서 이어받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과제인 노동개혁은=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9ㆍ15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내 노동개혁의 물꼬를 튼 것”을 성과로 꼽으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 정규-비정규 간 격차해소 등 핵심과제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유연화 정책이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지 않으면서 장년층과 청년들의 세대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며 “기업이 왜 정규직 채용을 안 하고 기간제ㆍ파견제 등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는지, 이로 인해 청년들이 갈 만한 일자리가 없는 현실 등에 대한 철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에 대해선 노동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되 임금 격차 해소, 근로조건 개선 등 명확한 목표를 갖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대기업-중소기업, 원-하청 간 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을 시도했던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들이 미흡했다”며 노사정이 흐지부지 된 것도 정책적 전략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지표상 고용이 확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가 다수여서 한계가 있었다며, 청년들이 갈 만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문제”라며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근로조건 개선으로 격차를 줄여나가야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준ㆍ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