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ㆍ원승일 기자]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노사정이 우여곡절 끝에 9ㆍ15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냈지만 노동계의 파기 선언으로 흐지부지 된 것도 박근혜 정부의 정책적 전략 부재로 지적했다.
오 실장은 특히 박근혜정부가 지난 3년 동안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을 시도했던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들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또 취업자 수 증가 등 지표상으로 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들여다보면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가 다수여서 일자리 창출 정책도 한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취업자 수가 증가해도 고용의 질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청년인턴제 등 단기적인 일자리는 늘었지만 이후 청년들의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도 여전히 낮아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의 높은 청년 실업률도 질 낮은 일자리에 취업을 했다 1~2년 이내에 관두는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란 게 오 실장의 지적이다. 외환위기 당시의 청년 실업이 일시적 요인이었다면 최근의 청년 실업은 구조적 요인 탓이어서 더 심각하다. 불투명한 경제 여건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 임금에 대한 부담 등이 겹치면서 기업이 신규 채용을 꺼리게 되고 ‘청년 고용절벽’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오 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남은 2년 동안의 과제에 대해 청년들이 갈 만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도 문제지만 5인 이하의 사업장과 300인 이상 사업장 등 규모별 사업체 간 격차가 큰 것도 문제”라며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한 근로조건 개선 등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여나가야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학 기간 직무능력을 키우는 일ㆍ학습병행제도 보다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실장은 “채용 시 해당 분야 직무 경험이 있는 청년을 선호하는 기업 수요를 볼 때 일ㆍ학습병행제는 청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며 “중소기업들도 이 같은 직업훈련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학생과 기업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