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부 주도하에 양방(의료계)과 한방(한의계)의 두축으로 나뉜 의료 체계를 하나로 합치는 의료일원화가 추진되고 있으나 양방 한방간 의견차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책연구소에서 의료일원화를 위해 양·한방 협진을 늘리고 의료기관과 학과 사이의 교류를 확대해 통합의사 면허를 신설하자는 제안이 나와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영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의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의료계와 한의계 사이의 정서적 거리감이 좁혀지는 것을 전제로 4가치 차원에서 양방과 한방의 점짐적 통합을 주장했다.
우선 협진에 적합한 질환을 선정한 뒤 병원별로 협진 전문 진료과목을 도입해 최종적으로 협진전문병원을 지정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교육제도의 통합은 의대와 한의대가 상대방의 교과과목 개설을 늘려 통합의료와 관련한 교과과정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면허체계의 경우 기존 임상인력에게 보수교육을 실시해 협진자격을 부여하고 최종적으로 통합의사 면허를 신설하는 방안이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양·한방 모두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지불체계를 개편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양측 사이의 이견을 좁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통합 추진을 위한 선결과제로 의료계와 한의계 사이의 정서적인 거리를 좁혀 통합의료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의견합일을 이뤄야 한다며 양측과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구성해 공론의 장을 만들고 한약재의 표준화 등 한의학 원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복지부가 작년 9월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한의사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등 의료단체들과 꾸린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마련됐다. 협의체가 다루는 핵심쟁점은 한의사와 의사의 교육과정과 면허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여부로, 두 쟁점 모두에 대해 양방과 한방 양측간 의견차가 첨예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한의협은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의협은 ‘논의의 대상도 아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의료 일원화는 한의사, 의사 모두 모두 큰 틀에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얽혀 있는데다, 양측 특히 양의계 내부에서 논의 자체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많은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도 보사연은 의협과 한의협 관계자 모두를 불렀지만, 두 단체 모두 참석하지 않은 채 열렸다.
한의협은 “의료일원화 논의보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이 먼저”라며 “통합이라는 큰 틀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회원의 상당수가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있고 아직 이와 관련한 협회의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일원화의 갈길은 멀기만하다. 양방과 한방의 입장차가 크고 반대 목소리도 만만찬다. 현재로선 정서적 거리감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협진 전문 진료과목 도입, 협진전문병원 설립, 의대 한의대 교육제도 통합, 통합의사 면허 신설 등의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는 셈이다. 언제 쯤 통합의사가 나올수 있을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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