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방지 차원의 분별적 시각 필요”
[헤럴드시티=지재근 기자]지난1월 공항노숙이란 말을 만든 제주공항 폭설사태를 계기로 대형사건과 이슈 뒤에 우리사회의 비생산적인 여론흐름을 살펴보았다. 설 연휴이후 제주공항대란 상황을 두고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를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제주공항 사태]㉯지난 11일 제주공항에 윈드시어와 강풍 경보로 발효되면서 오후 7시부터 항공기 운항기 무더기로 결항되는 등 또 다시 항공기 결항사태가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임직원들이 비상대기에 들어갔고, 제주도는 원희룡 도지사를 중심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즉각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1월 폭설로 야기된 공항대란 이후 16일 만에 공항노숙도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12일 오전 12시18분 인천행 아시아나 OZ8948편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 되면서 오전 7시 기준 임시편을 포함해 총 487편이 운항됐다.설 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은 심미화(34·여·경기)씨는 “공항에 도착해 항공기 결항을 알게 되었다며 비용도 아낄 겸 다시 숙소로 가지 않고 공항에서 밤을 샜다”고 말했다.친구 4명과 함께 제주를 찾았던 대학생 지용팔(22·서울)씨는 “번거롭게 숙박업소를 찾아 공항을 나가기보다 여행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친구들과 공항에 계속 있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올해만 항공기 결항으로 제주공항을 24시간 개방한 것이 두 번째다. 이러다보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행경비를 절약하려는 관광객 사이에 빵과 음료 등 간식이 제공되는 '공항호텔'이란 말도 등장하고 있다. 32년만의 폭설로 제주공항이 폐쇄되면서 공항 노숙이라는 말이 생겨난 후 제주공항은 항공기 결항만 빚어지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지난달 제주 폭설 당시에는 8만여 명의 관광객이 제주에 고립되고 6000여명이 나흘간 제주공항에서 노숙을 하게 되면서 공항 사태에 대한 책임론도 뜨거웠다. 그러나 최악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관광객도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귀가했다. 82년만의 한파와 8년만의 폭설에 대처한 정부기관들의 책임을 둘러싸고 일부 언론은 한국공항공사와 제주도간 갈등을 노골적으로 조장했다. ‘한국공항공사 무책임론’이나 ‘사라진 원희룡 도지사’가 대표적인 낚시 기사다.공항체류객 안전을 우선한 한국공항공사의 신중한 조치나 도 전체 위기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지휘한 도지사의 행보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나선 것.당시 3박4일 동안 현장 비상대기를 했던 한 공무원은 “상황을 냉정히 보도하기보다 선정적 보도가 극에 달했다”며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도 재난안전본부 공무원은 “사태 수습 과정을 종합적으로 보며 문제를 지적하거나 관계기관의 책임과 권한을 냉정히 보도한 언론은 없었다”는 아쉬움을 밝혔다.
제주공항 결항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문제로 갑작스런 기상악화나 최악의 자연재해 상황에서 재난대응매뉴얼의 한계도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또한 제주공항 항공기 결항에 따른 여행객 공항대기는 저비용항공사의 발권시스템, 매뉴얼의 한계, 관계기관간의 협력문제 등 복합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모 언론학 교수는 “대부분의 대형사고는 자연적, 제도 및 시스템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연쇄 반응해 발생하지만 언론이나 여론은 복합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며 “사건에 대한 비난 대상이 있어야만 이슈화가 되고 자신을 부각 시킬 수 있기 때문에 특정 타켓을 대상으로 비난하고 그 수위를 높여나간다”고 지적했다.이 교수는 “이는 이슈의 집중화, 부각화 그리고 언론의 수익 등이 고려돼 특정 유명인, 국가 기관 등이 비난 대상자로 맞춰지는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와 향후 대책을 고민하기 보다는 단순 사건에만 집중하고 부정적인 것을 여론화하는 한국사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이어 “세월호 사건의 본질을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는지에 초첨을 맞추는 식의 편향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제주공항 사태도 특정인에게 책임을 맞추는 보도들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다”며 “언론의 경우 사건을 선정적으로 몰고 가는 의도성을 벗어나 향후 사건 예방 등을 위해 숲을 보는 분별적 시각을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번 강풍과 난기류로 인한 항공기 결항은 조기에 운항이 정상화되면서 되풀이 되는 언론의 “제2의 제주공항 사태”, “폭설대란 학습효과” 등 선정보도도 반짝 시도에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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