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 한국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대중음악 장르 가운데 하나가 ‘컨트리’입니다. 아일랜드, 독일, 덴마크 등 미국 남부에 정착한 백인 이민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자연을 개척하고 또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노래하는 장르입니다. ‘카우보이’로 대변되는 서부 개척시대의 정서를 담고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컨트리음악은 1920년대 미국 남부지역에서 유래했습니다.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됩니다. 비슷한 시기 한반도에선 트로트가 유행했죠. 이어진 명맥의 길이나 음악에 담긴 그 나라 고유의 정서 등으로 봐 이 음악을 ‘미국판 트로트’로 부르는 게 큰 무리는 아닙니다. 케니 로저스(78·사진)란 가수가 있습니다. 미국 컨트리 음악계에서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인물 중 하나입니다. 컨트리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인기를 끌었던 80년대만 하더라도 유명 쇼프로그램이나 시상식에 반드시 얼굴을 드러내던 스타였죠. 카우보이 모자에 얼굴 절반을 뒤덮는 하얀 수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청소년기부터 활동한 그의 수많은 앨범 중 겜블러(The Gambler)와 케니(Kenny)는 미국 검색포털 어바웃닷컴 선정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컨트리뮤직 앨범 200’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타입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은 그는 미국 각지의 부동산 등을 보유해 2014년 현재 개인자산 2억5000만달러(2427억원)의 억만장자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준재벌급입니다.
그런데 그는 60년 이상 가수활동만 했을까요? 아닙니다. 사실 케니 로저스는 성인시절 대부분을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보냈습니다. 내로라 하는 유명 사진작가들을 찾아가 촬영기술을 배웠습니다. 특히 그는 풍경사진에 ‘꽂혔다’고 하는데요.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몰입하는 성격 때문에 스스로도 “사진에 빠져 지내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실제 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공연 투어를 할 때도 틈만 나면 그 지역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어요. 심지어 현지인들은 관심조차 없는 지역도 나에겐 훌륭한 촬영 장소였죠.”
이 같은 열정으로 케니 로저스는 자신의 사진 작품집을 3개나 내놨습니다. 컨트리 가수답게 그의 사진집이 담고 있는 것들은 광활한 미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미국인 모습입니다.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부터 모뉴먼트 벨리의 바위산과 계곡, 하얀 눈이 쌓인 이름없는 평원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그의 작품의 피사체가 됩니다. 그의 사진집은 매번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진 많은 팬들이 사진집을 구매하면서 상업적으로도 제법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윤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