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임원이 먼저 요구...하청업자, 떡값 등 8억 전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에게 공사 관련 편의를 봐달라며 뒷돈을 건넨 하청업체 대표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대왕조경 대표 이모(65)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데다가 횡령금액이 적지 않다”면서도 “이씨의 회사가 사실상 1인 회사인 만큼 제3자가 직접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2002년 대왕조경을 설립한 이씨는 포스코건설에서 시공하는 각종 아파트 건설공사와 환경관련 공사현장의 조경공사를 하도급 받아 회사를 운영해왔다.
포스코건설 임직원들로부터 뒷돈 요구를 받은 이씨는 부랴부랴 자금 만들기에 나섰다. 자신의 회사에 나무 등을 납품하던 또다른 하도급업체를 범행에 이용했다.
이씨는 거래처에 실제보다 부풀린 대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이를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장부외자금’을 조성했다. 그 금액만 총 8억8500만원에 달했다.
이 돈은 고스란히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에게 전달됐다. 이씨는 영업비와 명절 떡값 등으로 쓰라며 2007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6차례에 걸쳐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에게 거액을 건넸다. 덕분에 이씨는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공사수주와 공사금액 등에서 편의를 받을 수 있었다.
이씨로부터 검은돈을 받은 이들 중엔 시대복(57) 포스코건설 부사장도 포함돼 있었다. 시 부사장은 2억4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돼 지난달 28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검찰이 지난해 11월 포스코 비리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긴 이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비롯해 총 32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이상득 전 의원도 포함됐다. 최근엔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도 혐의가 포착돼 수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