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개성공단이 정부의 가동 전면 중단 결정에 이은 북측의 공단 내 남측 자산 동결과 인원 추방으로 인해 사실상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하루아침에 가동을 중단 당한 충격에 빠질 틈도 없이 저마다 분주하게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정부합동대책반’을 가동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정부합동대책반 제 1차 회의에서 현장기업지원반과 기업전담지원팀을 구성해 입주기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11개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해 최우선적으로 기존 대출 상환을 유예하고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을 든 기업에 70억원까지 보상하는 한편, 개성공단을 대체할 생산 부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입주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할 부지를 찾는다면 유휴지 등을 적극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및 협력 중소기업의 피해 최소화 지원을 위한 ‘개성공단지원대책반’을 구성ㆍ운영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은 여야 지도부와 면담하고 피해 보전 대책 등을 논의한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비롯한 입주업체 대표들은 12일 오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피해 상황을 전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대표단은 여야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북한의 남측 인원 추방과 자산 동결 통보로 인해 발생할 손해를 보전할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정치권이 힘을 보태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의 손실 보전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공단 입주 업체 중 경협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는 전체 업체의 40%에 달할 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 업체도 최초 투자금의 30~40% 밖에 보전할 수 없다”며 “완제품, 자재, 장비 반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며 당장 많은 기업들이 위약금을 물을 처지에 놓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섬유업체 오륜개성의 김상용 법인장은 “그동안 남북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거래처들이 불안해했는데 이번 전면 가동 중단 조치로 거래처가 모두 끊기게 생겼다”며 “정부는 대체부지 마련 등을 운운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는 대책이어서 속이 터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입주기업들의 법적대응 움직임도 일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지난 11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입주기업 비상회의를 열고 정부가 지난 2013년 8월 14일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 합의서 1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 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회는 “한 법률단체에서 검토한 내용을 보면 정부의 일방적 중단 조치는 정당한 권한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위법성이 있다. 정부가 기업들의 피해를 보듬어 주지 않으면 그때는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며 “각 기업이 개성공단에 가진 자산을 근거로 입은 피해에 걸맞은 보상 대책을 요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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