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민심이 달라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무대가 등장하면서부터다.
휴전선 인근에서 울리는 총성 한방에 잔뜩 몸을 움츠리던 대중이었다. 폭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보수 정당의 지지율은 늘 치솟아 올랐다. 이른바 ‘총풍’ 혹은 ‘북풍’ 효과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거대한 미사일에도 민심을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 상에서는 ‘야당이 북풍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북한 궤멸’ 발언에 SNS 민심이 반응하며 여론의 ‘야권 주목도’를 높인데다, SNS를 주로 사용하는 진보ㆍ청년층의 ‘북풍 조작’ 의구심이 반영된 결과다.
12일 헤럴드경제가 SNS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소셜 메트릭스’로 북한, 미사일 등 북풍 주제어의 주요 연관인물을 집계한 결과, 온라인 상에서 북풍효과의 ‘승자’는 야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북풍 주제어의 주요 연관인물 10위권에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문재인 더민주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은 누구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박근혜, 김정은, 김정일 등 당연 검색어는 기사 내용에서 제외).
우선 ‘북한’을 주제어로 했을 때에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장이 총 3276회 언급되며 연관인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일 육군 9사단을 방문해 언급한 ‘북한 궤멸’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비대위원장은 “언젠가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흡수통일을 주장하는 보수진영의 논리를 ‘개인의 언어’로 풀어내 당의 외연을 넓힌 동시에, 공식입장으로는 “흡수통일론이 아니”라며 기존 원칙을 재확인해 표심의 이탈도 방지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3196회), 문재인 더민주 의원(3156회), 이재명 성남시장(9위ㆍ2740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사일’을 주제어로 했을 때에도 야권의 강세는 이어졌다. 해당 주제어의 주요 연관인물로는 진성준 더민주 의원(3위ㆍ1115회), 안철수 공동대표(6위ㆍ799회), 김광진(9위ㆍ715회), 문재인(10위ㆍ109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역시 여권 인사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진 의원의 이 같은 강세는 “북한이 발사한 것은 인공위성”이라는 발언과 그에 따른 논란에 의한 것으로 무조건 긍정적으로만은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남북 정부의 강 대 강 대치가 긴장감을 높여가는 주요 정국에서 SNS 민심 대다수가 여권이 아닌 야권에 눈과 귀를 열었다는 점이다.
과거 북한의 도발 때마다 여당이 받았던 ‘북풍 반사이익’이 그만큼 약화 된 셈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비교적 야권성향이 강한 젊은 층이 사용하는 SNS 상에서는 과거와 같은 총풍, 북풍 효과가 재현되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