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직무능력 중심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민간 기업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조차 NCS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들 중에는 NCS를 통한 채용에 불안을 느끼거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는 NCS를 통한 채용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NCS 관련 컨설팅을 받은 민간기업 430곳 중 실제 NCS를 적용해 채용한 곳은 단 25곳, 1500명에 불과했다.

채용박람회에 몰려든 청년들 [사진=헤럴드경제DB]
채용박람회에 몰려든 청년들 [사진=헤럴드경제DB]

NCS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ㆍ기술ㆍ소양을 국가가 산업 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정부는 NCS 기반 채용이 확산되면 학력, 학점 등 소위 ‘스펙’을 초월해 오직 직무능력 중심으로 구직자를 평가하는 채용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이러한 기대와 달리 정작 기업과 취업 준비생들에게 NCS 채용은 낯설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 기업 인사담당자 80% 이상이 NCS를 잘 모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인사담당자 대부분은 지금의 채용방식으로도 지원자들의 직무능력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NCS를 성급하게 도입할 경우 채용 체계를 바꾸는데 비용이 드는데다 구직자들에게도 혼란만 줄 수 있다며 꺼려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도 NCS 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 NCS가 지난해 처음 시작된 탓에 NCS 관련 취업 정보를 알기 어렵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정부가 실시하는 NCS 관련 컨설팅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NCS기반 교육전문기관인 한국팔로워십센터 이준의 대표는 “NCS 채용에 대한 기업, 학교 등의 인식이 낮다보니 컨설팅이나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도 적다”며 “참여자들 중에서도 제대로 된 인재를 뽑을 수 있을지, 정권이 바뀌면 NCS도 바뀌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NCS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NCS 채용을 통한 성공 사례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NCS 채용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현장에 이를 통한 가이드라인을 주기도 마땅치 않다”며 “기업들의 기존 평가시스템을 바꾸게 하려면 결국 NCS를 통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했다는 긍정적 사례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