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메르스 여파에 한류ㆍ쇼핑 일변도…유커 재방문율 ‘뚝’ - 日 다양한 문화ㆍ친절함ㆍ환율 매력 3박자 “띵호와”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국인 점원들은 퉁명스럽고 불친절합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일본 점원들은 항상 점잖고 예의가 바릅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을 모두 다녀온 한 젊은 유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가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관광산업은 흔히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지난해 한일 관광 대전에서 일본이 한국에 완승을 거뒀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 덕분이다. 외국인 유치에서 한국이 일본에 뒤쳐진 것은 2008년 이후 무려 7년만의 일이다.

8일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와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국내 외국인 입국자 수는 1224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방일 외국인은 1796만명을 기록했다. 바로 전년도에는 한국이 100만명 정도 더 많은 외국인을 유치하며 일본을 근소하게 눌렀다. 하지만 불과 1년새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강타했던 ‘메르스 사태’ 여파가 뼈아팠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전체 외국인 입국자 숫자가 전년도보다 약 7% 정도 감소했다. 2002년부터 13년 연속 이어지던 외국인 입국자 상승 곡선도 처음으로 꺾였다.

반면 일본은 1년 사이 외국인 입국자가 무려 45% 가까이 늘어났다. 현 상태로 가면 2015년 한 해 동안 20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경우 ‘중국인 쏠림’ 현상이 어느 때보다 심화하고 있다. 2011년 전체 입국자에서 233만명 정도였던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지난해 11월말까지 568만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전세계에서 골고루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중국인이 2014년 240만명에서 1년 사이 465만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전체 외국인 방문객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은 같은 기간 270만명에서 359만명으로 늘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94만명)을 비롯해 호주(33만명), 영국(24만명), 프랑스(20만명), 독일(15만명)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의 많은 사람들이 먼 바다를 건너 일본을 찾았다.

한일 관광대전의 참패 이유는 표면적으로 ‘메르스’가 꼽힌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우선 중국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중국인을 빼면 한국 관광은 세계 하위권 수준으로 내려간다. 쇼핑 위주의 관광도 한계에 부딪혔다. 재작년 발간된 ‘외래관광객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72.3%는 한국 여행을 고려하는 요인으로 ‘쇼핑’을 꼽았다. 쇼핑은 태생적으로 환율 변화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서울ㆍ제주 두 곳을 빼면 뚜렷한 대표 여행지를 찾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2014년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여행지를 찾은 비중을 조사한 결과 서울(80.4%)과 제주(18.0%)가 1, 2위에 오르며 전체 98% 이상을 차지했다. 저가 여행이나 단체 관광객 중심의 운영, 불친절 등도 문제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인의 재방문율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1년에는 4회 이상 한국을 방문한 유커 비중이 10%를 넘었지만 4년 뒤에는 4.8%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면 일본은 특유의 친절함과 품질 높은 서비스, 지방마다 고유한 특색과 즐길거리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규슈(九州) 산골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 유후인(由布院)의 경우 연간 관광객이 400만명을 넘는다.

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그동안 증가하는 방문객으로 인해 양적 성장만을 추구한 나머지, 지속가능한 외래객 유치를 위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관광부문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아야 할 시점에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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