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연결고리인 ‘상생형 M&A’의 부진이 한국의 아픔이다. 창조경제는 대기업과 벤처의 선순환인데, 각각은 나름대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순환고리의 단절이 치명적이다.
미국, 유럽, 이스라엘, 핀란드의 벤처 투자회수의 90% 내외가 M&A이고, 중국도 50% 이상인데 한국은 2%선에 불과한 것이다. 그 결과 대기업은 혁신을 못하고, 벤처는 글로벌화가 부진하고, 투자가들은 회수시장을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벤처와 엔젤자금 공급 확대로 그 간격을 메우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컨설팅사 매킨지도 한국의 문제로 M&A 회수시장 부재를 지적했다. 정부의 공급주도에서 민간 순환생태계 형성으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핵심이 상생형 M&A시장인 것이다.
그런데 꽁꽁 얼어붙었던 한국의 M&A시장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카카오가 김기사를 660억원 규모로 인수하며 대중의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7월 9일 정부는 M&A에 대한 추가 규제완화 발표를 통해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M&A에 대한 언론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대기업들도 M&A를 통한 와해적 혁신의 필요성을 토로하고 있다. 희망의 징조들인 것이다. 그러나 막상 거래시장의 활성화는 멀기만 해 보였다.
2015년 9월22일 창조경제연구회 주최의 ‘상생형M&A’포럼을 통해 가장 중요한 민간의 주체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벤처기업협회가 중심이 되고 기술보증기금의 기업 데이터 인프라가 뒷받침하는 ‘상생M&A포럼’이 태동하게 된 것이다. 페녹스캐피털, 한국M&A거래소, 삼일회계법인 등 독자적으로 M&A 활성화를 추진해온 조직들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거래시장의 가치는 규모의 제곱 이상에 비례하기 때문에 파편화된 시장으로는 탐색비용과 거래비용이 효율화되기 어렵다. 과거 기술거래소의 민간 차원의 부활이 필요한 이유다. 분산되면서 집중화된 M&A시장은 결혼 중매시장과 매우 유사한 특성을 가진다. 비밀은 보장되는 거래시장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M&A 중개시장들이 Private Market Network(사적 시장망)라는 형태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시장 집중화를 위한 거래세 혜택 부여가 정부가 제공할 가장 중요한 정책적 뒷받침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들이 원하는 기술벤처 분야를 제시하면, 기술보증기금이 1차로 해당 분야의 기술보유 기업 명단을 제공한다. 이중 관심있는 기업에 대해 심층 조사 검토 후 중개인에게 거래를 위탁하게 된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중개인에게 실비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중개인의 비밀유지와 성실도는 통합 관리된다. 거래 성사 시에 일정 수수료를 제공함으로 시장은 지속된다. 거래 형태는 M&A를 비롯해 기술이전, 판매협약 등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바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영역이다.
M&A의 인식에서 대기업은 탐욕적으로 중소벤처는 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 최대의 걸림돌일 것이다. 그러나 혁신 국가들에서 M&A는 성공의 상징이다. 창업기업은 혁신을 완성한 후 시장을 가진 기업에 혁신을 매각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새로운 사업패턴인 것이다. 제품시장으로 시장경제가 완성되었다면, M&A시장으로 창조경제가 완성되는 것이다.
창업에 이은 M&A 활성화만 이뤄지면 한국은 진정한 창조경제 선도국가로 세계에 부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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