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석달 넘게 상정 안건 하나 없이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경제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실정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작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 인구수는 1114만9000명으로, 전체 여성 인구의 51.3%를 넘어섰다. 이는 경제 활동에서 여성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여성정책의 기획과 여성의 사회참여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여가부 수장이 단순히 머릿수 채우는 의미로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물론 김희정 장관이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 기획재정부나 고용노동부에서 올리는 안건에 대한 많은 의견과 건의들을 내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1100만명이나 되는 여성 경제인구를 감안할 때 주도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옛날 얘기를 조금 해보자.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은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산업역군이었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섬유와 전자조립 업체들은 어린 여성을 저렴한 노동력으로 대거 활용했다. 또 여성은 가족생계의 기둥이기도 했다. 가난한 농민의 딸이었던 그녀들은 진학을 포기하고 오빠와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그리고 생계가 막막한 가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갔다. 그러나 국가경제와 가족생계의 기둥인 그녀들은 그만큼의 대접을 받기는커녕 ‘공순이’라고 멸시받았다.
지금의 여성노동자들은 어떤 상황일까. 한국경제는 위기에 빠졌고 앞으로도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출산율이 낮아 고용률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인 상황이다. 그래서 국가의 중요 경제정책 중 하나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저임금에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가사양육부담도 줄지 않았다. 결국 여성들에게 가정에서 하던 일을 유지하면서 직장에서 값싸게 일하도록 장려하는 상황이다.
여가부 장관이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머릿수 채우기로 참석하는 사이에도 우리의 마트여성노동자와 청소노동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 속에서 1970년대에 그랬듯이 역군으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여가부 장관이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전체 여성 노동자를 대변한 안건을 갖고 주도적인 참여를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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