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30일 오전 부산 감전동에서 발생한 인질극은 1시간20여분 만에 종료됐지만 인질범 정모(55) 씨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의 수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 씨는 여론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인지도가 높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을 노린 것으로 추측된다.

김영문 부산 사상경찰서 형사과장은 “정 씨가 금괴 관련 민원 문제를 해결하고 기자들에게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장소로 인지도가 높은 문 대표의 사무실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씨는 사전 계획한 것처럼 흉기와 시너, 현수막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이날 오전 8시50분께 문 대표의 감전동 사무실 건물을 찾았다.

같은 건물 1층에서 전기상사를 운영하는 이모(48) 씨는 “낯선 사람이 8시50분쯤 찾아와 문 대표 사무실 여는 시간을 묻기에 9시쯤 연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정 씨는 곧바로 2층에 있는 문 대표 사무실로 올라가 현관문 앞에서 대기했다. 잠시 후 문 대표의 특보 최모(53) 씨가 출근하자 준비해온 흉기로 뒷머리를 내리치고 사무실로 침입했다.

정 씨는 최 씨의 손목을 청테이프로 묶은 뒤 4ℓ의 시너를 바닥에 뿌렸다. 이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소화기와 의자를 창문 밖으로 집어던져 유리창을 깨면서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유리창 깨지는 소리를 들은 전기상사 주인 이 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정 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다짜고짜 “기자를 불러달라”고 외쳤다. 깨진 창문으로 ‘문현동 금괴사건 도굴범 문재인을 즉각 구속하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었다. 정 씨가 문 대표의 사무실에서 범행을 저지른 주된 이유로 보인다.

정 씨의 형이 부산 문현동에서 금괴가 쌓인 일제의 지하 어뢰공장을 발견했는데 참여정부가 이를 숨겨 큰 피해를 봤기 때문에 참여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찰특공대 투입 등 만반의 준비를 진행했다.

정 씨는 그러나 오전 10시16분께 돌연 인질극을 끝내고 스스로 건물 밖으로 걸어나와 경찰에 체포됐다. 정 씨는 기자들에게 “이제 모든 게 끝났다. 경찰과 검찰에 가서 모든 것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정 씨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인질로 잡혀있던 최 씨는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인질 감금 혐의를 적용,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말에 큰 액땜을 했으니 새해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망상에서 비롯된 해프닝에 지나지 않아 보이지만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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