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alley = 김덕호 기자]우리 아이의 성장 속도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빠르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엔 야외 활동량이 줄면서 아이가 살이 찌기 쉬운데, 비만은 성조숙증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서정한의원 박기원(한의학·의학 박사) 원장은 “여아가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기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나거나 체중이 30㎏이 넘었다면 검사할 필요가 있다”며 “성조숙증은 비만이 큰 원인이므로 어려서부터 체중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성조숙증은 체내 성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서 나타난다. 여아는 8세 전, 남아는 9세 전에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에 해당한다. 성조숙증은 남아보다 여아에게서 5배 가량 많이 나타난다. 이때 성호르몬이 성장판을 빨리 닫아 키 성장을 멈추게 한다. 평균적으로 여아는 체중이 30㎏, 남아는 41㎏가량 되면 성호르몬이 분비된다.
성장기 아이에게 체지방이 많이 쌓이면 몸에서는 ‘성적으로 성숙할 준비를 했다’고 인지한다. 특히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사춘기와 관련이 깊다. 렙틴을 만들지 않거나 이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평생 사춘기가 나타나지 않은 채 계속 살아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고 분비된다. 그 때문에 지방세포가 많은 사람이 렙틴을 많이 분비한다.박 원장은 “체지방 세포에서 렙틴·아디포카인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며 “살이 쪄 많아진 체지방 세포에서 이들 호르몬이 많이 나오면서 사춘기가 빨리 시작돼 성장을 빨리 멈추게 한다”고 말했다.이어 박 원장은 “체지방이 많아져 렙틴이 많이 분비되면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난다”며 “결국 뼈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을 멈추게 한다”며 “또한 비만은 성장호르몬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비만은 이중으로 성장을 방해해 살찐 아이에게 성조숙증이 생길 확률을 높인다”고 말했다.아이의 키와 몸무게만 이용한 체질량지수(BMI)는 아이의 비만 여부를 판정하기에 부족하다. ‘마른 비만’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박 원장은 “한의원에 오는 아이 중 겉으로는 정상 체중으로 보이지만 체성분 검사를 해보면 비만으로 판단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김모군(초등 6)은 키 1m53.3㎝에 몸무게 52.6㎏으로 BMI는 정상이었다. 하지만 체성분을 검사해 보니 체지방률 및 복부지방률은 ‘고도비만’에 속했다.박모양(중 1)은 성장판이 90% 정도 닫혀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생리를 시작했다. 또래보다 1년 빠른 편이었다. 검진 결과 박양은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이었다. BMI가 정상 범위에 속했지만 체지방률은 비만이었다. 복부지방률은 고도비만이었다.박 원장은 “한의원을 찾은 아이 셋 중 한 명꼴로 체지방이 많은 편”이라며 “근육에 비해 체지방이 많은 어린이가 많다”고 말했다.특히 체중은 표준이면서 체지방률이 높은 ‘마른 비만’ 어린이는 9.4%에 달했다. 어린이 10명 중 한 명은 자신이 비만임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박 원장은 “겉으로 봐서는 비만이 아니어서 자칫 성장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체질량지수는 비만이 아니지만 체지방률이 과다하면 마른 비만에 속한다. 평소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서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마른 비만을 막을 수 있다. 체지방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여야 한다.초경·몽정 등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점이 또래보다 빠르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실제 나이와 뼈 나이를 비교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