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AIG가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의 ‘회사 분할’ 요구에 흔들리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피터 핸콕 AIG CEO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피터 핸콕은 칼 아이칸이 ‘AIG를 3개 회사로 분할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낸 이후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칸은 지난 10월 AIG를 손해보험회사와 생명보험회사, 주택담보대출보험회사로 쪼갤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아이칸 연합은 AIG 주식의 3.4%를 가지고 있고, 아이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헤지펀드 회사 폴슨앤코는 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피터 핸콕은 회사 이익을 끌어올릴 계획을 내놓으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이칸은 이사회에서 그를 끌어내리겠다는 암시까지 한 상황이다. 특히 피터 핸콕에게 가장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실적 부담이다. 미국보험업계에 따르면, AIG는 지난 3분기에 2억3100만 달러(주당 18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21억9000만 달러의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수익도 지난해 3분기 166억 달러에서 올 3분기 128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800억달러의 정부 구제금융을 받고 회사 살아난 뒤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해 물러난 로버트 벤모시 전 회장 하에서 AIG는 자산을 팔고 핵심 부서를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안정되어가고 있었지만, 어느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아이칸은 벤모쉬 전 회장 이후로 AIG 경영진이 유사한 개혁 조치를 취하는데 실패했고, 꾸준하게 보통 수준 이하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AIG의 몸집이 성공하기엔 너무 크다며 비용을 줄이고 회사를 즉각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AIG는 아이칸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AIG는 지난 23일 성명에서 “경영진은 조심스럽게 AIG의 사업을 분리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재정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업을 간소화하고, 재무성과를 개선하는 한편 잉여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안팎의 목소리는 피터 핸콕에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AIG의 한 주주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핸콕은 왜 해체는 일리가 없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주주는 “아이칸의 계획은 비현실적이지만, 핸콕에게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서치 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조쉬 스티어링은 현재까지 AIG가 취한 조치의 속도와 규모에 대해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며 “AIG의 누구도 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핸콕의 리더십에 신뢰를 갖고 있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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