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불확실성이라고 표현하는 건 틀렸다. 그냥 리스크라고 해야 한다. 한국경제 상황이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정부인사들은 경제 상황을 불확실성이라고 표현해 왔다. 파리 테러로 세상이 경악했을 때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불확실성 요인이 증가했으니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자”고 했다. 그 전에도 “조선·철강·해운 등 한계기업 증가, 세계경제 저성장 지속,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표현하곤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 세계 경제의 큰 트렌드 두 가지는 불확실성 지속과 금융부문 불균형 축적”이라고 했다.

불확실성이란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때나 쓰는 용어다. 불확실성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만 몰고 온다. 위기인데도 위기인줄 모른채 움츠리게 할 뿐이다. 임금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대표적 체감경기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가 바닥을 향해 내려만 가는 이유다. 대처방법도 막연하다. 대증요법만 난무할 뿐이다. 그동안의 경제정책이 그래왔다. 추경 등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활성화, 수출 진작을 위한 환율 안정 등은 일시적인 방편들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경제는 심리다. 경제활동은 심리적 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가장 나쁜 것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불확실성만 강조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제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6년 10대 경제트랜드를 보면 하나도 빠짐없이 온통 리스크 일색이다. △미-중 G2간 대립과 마찰, △조여드는 돈줄(달러), △가라앉는 신흥국, △불안을 심화시키는 국제테러, △3% 잠재성장률 논란, △추경절벽, △신(新)넛크래킹(중국의 기술력과 일본의 가격경쟁력), △주택공급과잉속 전세난 심화, △산업경기회복 지연, △늦어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희망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 모두 어려움을 지적하는 내용들이다. 여기에 지지부진한 노동개혁 등 경제 현안들 몇 가지를 더 얹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온통 지뢰밭이다.

불확실성에선 불가능하지만 위기에선 가능한 게 있다. 기회로의 전환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임을 감지하면 해결책이 나온다. 실행력에도 힘을 받는다. 최근 KDI가 ‘국가채무 비율이 더 이상 높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지금의 위기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경제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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